꿀잠 못 자는 부모님, 치매 전조 일수도…치매 위험 30% 높아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9-30 10:09:14
전체 치매 10%는 치료 가능…정확한 검사로 조기 발견 중요
경희대병원 이진산 교수 "수면부족 인지기능에 악영향 초래"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수면 부족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루 6시간 미만으로 자는 중장년층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3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수면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진산 교수는 "수면 부족은 뇌의 전반적인 대사 기능과 노폐물 처리 능력을 떨어뜨려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대사산물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진산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21년 영국에서 실시된 대규모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면 시간이 6시간 이하인 사람은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30%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면이 단순한 휴식을 넘어 뇌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교수는 "좋은 수면이란 자는 동안 깨지 않고 깊은 수면에 들어가 뇌가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것"이라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조용하고 안락한 수면 환경 조성이 치매 예방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국내 치매 환자는 2024년 기준 약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300만 명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크게 퇴행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치매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발병한다. 기억장애와 함께 언어장애, 시공간 인지 장애, 성격 변화 등이 수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이후 급작스럽게 나타난다. 퇴행성 치매와 달리 증상이 비교적 빠르게 악화되며, 기억력 저하와 함께 성격 변화, 우울감, 보행장애 등을 동반한다.

주목할 점은 전체 치매의 약 10%는 원인을 제대로 치료하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산 교수는 "치매는 퇴행성, 뇌혈관 질환 외에도 정상압수두증, 우울증, 갑상선 저하증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며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신경심리검사와 뇌영상 검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상압수두증에 의한 치매는 과도하게 생성된 뇌척수액을 배액하는 수술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갑상선 저하증으로 인한 인지장애는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

이는 치매 진단 기술과 개인 맞춤형 치료 솔루션 개발이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AI 기반 치매 조기 진단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치매 치료뿐 아니라 예방·관리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수면 질 개선을 위한 수면 테크 기기, 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 치매 예방 건강기능식품 등이 대표적이다.

이진산 교수는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질환은 약 70가지에 이를 만큼 다양하다"며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개인의 신체적·심리적·환경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나 배우자의 기억력이 평소보다 떨어진다면 섣불리 치매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할 것을 권고한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BOX] 치매 조기 발견 체크리스트
✓ 최근 일을 자주 잊는다
✓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 언어 사용이 서툴러진다
✓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 판단력이 떨어진다
✓ 성격이나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
※ 위 증상이 2개 이상 해당되면 신경과 전문의 상담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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