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vs 하이브 '돈질' 난타전...승자 저주 우려에 SM 주주만 '돈방석' 앉나

이석호 / 기사승인 : 2023-03-07 18:10:57
카카오 15만원에 공개 매수 '베팅'...퇴로 없는 SM 인수전
벌써 SM 주가 '더블'...카카오·하이브 주주 쌍코피 터질라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하이브와 퇴로 없는 '돈질' 난타전을 벌이게 됐다.


주가 급등으로 돈방석에 앉은 에스엠 주주의 입가에는 화색이 도는 반면, '승자의 저주' 우려에 카카오와 하이브 주주의 앞날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왼쪽)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7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에스엠 지분을 각각 최대 17.5%씩 공개매수에 나서 총 35%(833만 3641주)까지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15만 원이다. 이는 지난달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나선 당시 제시한 12만 원보다 무려 25%나 더 높은 가격이다.

두 회사가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는 1조 2500억 4615만 원에 달한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말일과 이달 2~3일에 거쳐 에스엠 지분을 장내에서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28일 에스엠 주식 66만 6941주를 주당 12만 1325원에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도 2~3일 이틀간 11만 3059주를 추가로 매수해 총 78만 주(3.28%)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가 쏟아부은 실탄만 954억 원 규모에 이른다.

카카오엔터도 지난달 28일 장내에서 38만 7400주를 주당 12만 6200원에 매수하면서 이날만 에스엠 지분 489억 원어치(1.63%)를 사모았다.

공개매수 선언 전에 카카오가 투입한 자금만 1443억 원 규모다.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주


카카오가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에스엠 지분을 최대 49.91%까지 차지하게 돼 창업주인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최대주주 하이브를 가뿐하게 밟고 올라서게 된다.

1조 4000억 원가량을 투자해 하이브를 제치고 에스엠을 거머쥐는 셈이다.

당초 카카오는 지난달 7일 맺은 계약을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에스엠 신주 123만 주를 주당 9만 1000원에 사들이고, 전환사채로 주당 9만 2300원에 114만 주를 추가 확보해 이달 6일까지 총 9.05%를 보유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이 전 총괄 프로듀서가 에스엠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 장고 끝에 경영권 분쟁 참여에 선을 긋던 기존 입장을 바꿔 거액의 웃돈을 얹어 에스엠 인수에 베팅하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의 승부수로 판돈이 커지자 앞서 공개매수에 실패한 하이브 측도 고민이 깊어진 모양새다.
 

▲ 에스엠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증권]

이미 지난달 22일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사들여 최대주주로서 인수전에 깊숙하게 발을 들인 이상 향후 경영권 확보에 실패하면 명분과 실리 측면에서 모두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주식은 효성그룹 계열사인 갤럭시아에스엠이 매각한 23만 3813주를 제외하면 4주밖에 없다.


이 전 총괄의 풋옵션 지분까지 포함해도 20%가 안 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공개매수로 판을 뒤집으면 돌이킬 수 없는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다.

투전판이 돼 버린 이번 인수전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금력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카카오와 하이브의 주주들은 이번 에스엠 인수전 결과에 따라 높은 불확실성을 안게 될 전망이다.

에스엠 주가는 7일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15.07% 급등한 14만 9700원으로 거래를 마쳐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가 오른 상태다.

에스엠의 현재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붙었다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 기간에 지분을 매집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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