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빈센트’ 김두언 “연말 증시, 美 금리 인하가 호재? 중요한 건 ‘왜 내리느냐’”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5 09:40:49
美 장기금리가 증시 상단·기업이익이 하단…3분기 반도체 실적 주목
외국인 복귀 조건은 이익 성장·주주환원…“실적 없는 테마 추격 경계”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인하 여부보다 인하의 이유가 더 중요합니다.”


연말 국내 증시의 최대 변수를 묻자 ‘빈센트’로 알려진 김두언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 채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부터 짚었다. 향후 미국이 금리 인하로 돌아서더라도 이를 곧바로 증시 호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물가 안정에 따른 인하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인하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봐야 할까. 김 팀장의 답은 ‘기업이익’이었다. 그는 “올해 남은 국내 증시는 미국 장기금리가 상단을, 국내 기업이익이 하단을 결정할 것”이라며 “반등이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3분기 실적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익 성장과 현금흐름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판단도 물었다. 김 팀장은 단기적인 주가 조정과 산업 사이클의 종료를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주문이 꺾였다는 신호가 없다”며 “실적은 유지되는데 주가만 크게 하락한 기업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김두언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 채널전략팀장  

◊ “美 장기금리가 상단…3분기 기업 실적이 하단”


김 팀장이 올해 남은 국내 증시의 첫 번째 변수로 꼽은 것은 미국 장기금리다. 국제유가와 물가가 추가 긴축 필요성을 결정한다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러한 정책 부담이 금융시장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점도표와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후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신호를 줄지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인상 자체보다 점도표와 기자회견이 이를 일회성 조정으로 규정하는지, 추가 인상의 출발점으로 해석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말까지는 국제유가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유가와 물가가 안정되면 추가 긴축 필요성이 낮아지고 미국 장기금리가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커져 국내 증시의 할인율 부담도 완화될 수 있어서다.

다만 장기금리 안정만으로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고 봤다. 금리 부담이 낮아져 반등 여건이 마련되더라도 결국 상승세를 이어갈 힘은 기업 실적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후 반등이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3분기 실적을 통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성장과 현금흐름이 유지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 “AI주 흔들려도 산업 사이클 끝난 건 아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변동성이 커진 AI 관련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가 관심사다. 김 팀장은 이 지점에서 단기적인 주가 조정과 산업 사이클의 변화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투자 방식으로 꼽은 것은 실적을 확인하지 않은 채 정책 기대나 단기 테마를 좇는 것이다. 높은 금리와 유가로 할인율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는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제기되는 AI 속도조절론 역시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끝났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김 팀장은 “논의의 핵심은 AI 투자를 멈추자는 것보다 기술 발전에 맞춰 안전 검증을 강화하자는 데 있다”며 “아직 데이터센터 투자와 반도체 주문이 꺾였다는 신호가 없는 만큼 단기적인 주가 조정과 산업 사이클의 종료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과 주가 사이에 간극이 벌어진 기업은 오히려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그는 “실적은 유지되는데 주가만 크게 하락한 기업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연말까지는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실제 주문과 이익으로 확인되는 반도체를 중심에 두고, 전력기기와 전선, 냉각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업종에도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김 팀장은 “정책 기대는 매수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보유의 근거는 결국 주당순이익(EPS)과 잉여현금흐름”이라며 “조정 시에도 실적이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 “외국인 복귀, 환율보다 기업이익 신뢰가 먼저”


화두를 외국인 수급으로 옮기자 김 팀장은 환율보다 기업이익을 먼저 꺼냈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한국 기업의 이익 성장에 대한 신뢰라는 것이다.

특히 코스피 이익을 주도하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매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봤다. 그래야 외국인이 한국 주식 비중을 다시 확대할 명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조건은 주주환원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내부에 머무르지 않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로 연결된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이미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이 시작된 만큼 연말까지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원칙과 실행 계획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 확인된다면 외국인의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을 단기적인 원·달러 환율 움직임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기업의 이익 성장과 자본배분 정책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그 경우 국내 증시는 단기 환율에 따라 사고파는 시장에서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을 함께 평가받는 시장으로 전환되며 외국인의 장기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 금리 내린다고 무조건 호재 아냐”

향후 미국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경우 국내 증시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김 팀장의 답은 금리를 ‘내리느냐’보다 ‘왜 내리느냐’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하나증권은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가 아니라 25b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는 이번 인상이 일회성 조정에 그치고 국제유가가 안정된 이후 검토할 수 있는 다음 단계의 시나리오다.

김 팀장은 “향후 인하가 경기침체 대응이 아니라 물가 안정과 금융여건 정상화 과정에서 이뤄진다면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되면서 국내 증시의 할인율 우려가 함께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시장 유동성은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는 대형 반도체로 먼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경기침체 때문에 금리를 내린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기 둔화로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낮아지면 금리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개선 효과보다 실적 악화의 충격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경기침체로 인해 단행되는 인하라면 이익 추정치 하향이 할인율 하락 효과를 압도할 수 있다”며 “인하 여부보다 인하의 이유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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