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가 답 찾는 시대, 인간 경쟁력은 '질문'에 있다"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2 09:07:25
"지식보다 문제 발견 능력 중요"…장학생 만나 AI 시대 인재 조건 제시
"미래는 맞히는 게 아니라 준비하는 것"…생각·적응·공감 역량 강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재 조건으로 ‘질문하는 힘’을 강조했다. 

 

AI가 지식을 빠르게 찾아내고 답을 제시하는 시대에는 단순히 많이 아는 사람보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판단이다.

 

▲ 지난 6월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진행된 유튜브 채널 '프로페썰' 녹화 현장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이광용 아나운서[사진=한국고등교육재단]

 

최 회장은 지난 6월 22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인재림·문우림 장학생들과 만나 AI 시대 변화와 미래 인재상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해당 대담은 7월 1일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최종현학술원이 공동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프로페썰’을 통해 공개됐다.

 

최 회장은 AI 혁명의 본질을 ‘지능의 생산’으로 규정했다. 과거 기술혁명이 인간의 노동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를 만든 변화였다면, AI는 인간의 지능을 보완해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모든 답을 제시하는 시대가 오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방향을 설정하느냐”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훈련시키고, 함께 일하는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생각하는 힘, 적응하는 힘, 공감하는 힘을 꼽았다.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은 AI가 더 잘할 수 있지만, 왜 그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를 정의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견디는 힘도 필요하다고 봤다. 최 회장은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라며 변화에 적응하는 역량을 미래 인재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공감 능력 역시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 고유의 경쟁력으로 언급했다. AI가 공감하는 듯한 답변을 할 수는 있지만,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시간과 자원을 들여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좋은 질문을 만드는 방법으로 ‘경험’을 강조했다. 직접 모든 일을 겪을 수는 없는 만큼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를 충분히 공부하지 않은 채 질문하면 깊이 있는 답을 얻을 수 없다”며 “좋은 질문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인수와 같은 경영 판단의 배경에 대해서는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능력보다 여러 가능성을 놓고 준비하는 사고가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미래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비즈니스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먼저 가정하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삶에서도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시간과 노력을 어디에 투입할지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한 사람이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인재 육성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50여 년 동안 재단은 세계적 학문 인재를 길러왔지만 이제는 인재의 정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며 “앞으로 좋은 인재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문제를 얼마나 해결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이를 위해 인재림·문우림 프로그램을 운영중다. 인재림은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강연, 토론,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과정이며, 문우림은 동아시아 고전과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기르는 프로그램이다.

 

최 회장은 장학생들에게 “정해진 답을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질문과 가치를 찾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며 “AI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 나은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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