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입체도로 기준 시행…토지 활용 확대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7 09:19:18
도로와 민간시설 함께 쓰는 도시계획 기준 첫 마련
재개발·모아타운 적용 확대…토지 활용·주택공급 속도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앞으로 서울에서는 도로가 지나간다는 이유만으로 활용이 어려웠던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도로는 유지하면서도 그 아래 공간을 주차장이나 다른 시설로 활용할 수 있는 '입체도로' 기준이 처음 마련되면서 한정된 도시공간 활용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재개발과 재건축,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정비사업에서도 보다 유연한 토지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시설(도로) 입체적 결정 기준'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 입체도로 개념도 [이미지=서울시청 제공]



그동안 서울시는 도로와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을 다른 시설과 함께 활용하는 입체·복합화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도로는 공공성과 향후 확장 가능성, 지하 매설물 관리 등을 고려해야 해 적용 사례가 제한적이었다.

최근 도시 내 가용 토지가 줄어들고 개발 밀도가 높아지면서 도로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고, 이번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입체도로는 도로가 들어서는 공간 전체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높이와 범위만 도로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민간 토지 상부에는 도로를 설치하고, 하부 공간은 주차장이나 근린생활시설, 공공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의 토지를 공공과 민간이 함께 이용하는 개념이다.

기존에는 도로 계획이 결정되면 토지 이용이 크게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남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모든 도로가 대상은 아니다. 서울시는 ▲도로 개설 이후 남은 토지가 지나치게 작아 활용이 어려운 경우,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지역 간 연결도로가 필요한 경우, ▲보행환경 개선이 필요한 지역 등에 한해 적용하기로 했다.

또 도로의 안전성과 유지관리를 위해 지상부 전체와 지표면 아래 3m 이상은 도로 공간으로 확보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입체도로가 결정된 토지는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등을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도로가 계획되면 토지 일부를 사실상 활용하지 못하거나 잔여 부지가 지나치게 작아 개발이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입체도로가 적용되면 도로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남는 공간을 주차장이나 다른 시설로 활용할 수 있어 토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민간은 토지 활용도를 높이고 공공은 추가 토지 확보 부담을 줄이면서 교통 기반시설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도로 아래 공간에 어떤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는 개별 사업의 도시계획과 건축 인허가 절차 등을 거쳐 결정된다.

이번 기준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서울시 주요 정비사업에도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에서는 도로 확보 과정에서 사업 부지가 단절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입체도로가 적용되면 도로를 확보하면서도 토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사업계획 수립의 유연성이 높아질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도로 확보와 주택 공급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정비사업에서는 공간 활용도가 높아져 사업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공간 활용도를 높이더라도 도로의 공공성과 안전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적용 대상을 제한하고 도로 규모와 공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향후 유지·관리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관된 계획 기준을 마련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입체도로가 활성화되면 한정된 도시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실제 사업에서는 구조 안전성과 유지관리,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용해야 제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기준은 개별 개발사업과 도시계획 절차에서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당장 모든 도로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추진되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에서 입체도로 적용 사례가 늘어나면 시민들도 도시공간 활용 방식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단순히 도로 공간을 나누는 것을 넘어 서울의 도시공간을 유연하고 혁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무분별한 적용은 막고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해 도시의 안전과 유지관리 체계를 갖추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도시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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