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기아 자사주 181만주 '소각이냐 보상이냐'…노조 "임원만 잔치" vs 회사 "합법 절차"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9 13:31:14
상법 시행 사흘 전 사들인 자사주 논란…'주주가치 제고' 물량이 임원 보상으로
국민연금도 반대한 처분안에 노조 공세 격화…기아 "임원 상여 구조 따른 합법 보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기아가 자사주 취득 물량 일부를 임원 보상에 활용한 것을 두고 노동조합(노조)이 “상법 개정 취지를 비켜간 편법”이라고 반발한 가운데 회사 측은 “합법적인 법적 절차를 거친 사안”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다만 노조는 기아가 당초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상법 개정 후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전환하면서도 실제 지급 대상은 임원 163명으로 한정했다며, 주주총회(주총) 승인 절차와 공시 취지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챗GPT4]

 

기아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합법적인 법적 절차를 거쳤다”며 “임원은 직원과 달리 임원상여금 구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사주 지급이 임원 보수 체계에 따른 성과 보상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화성지회는 이번 자사주 지급을 단순한 임직원 보상 문제가 아니라 경영진 중심의 이익 배분 구조의 귀결로 본다. 

 

노조는 지난 23일 기자 회견을 열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기아 경영진이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원칙을 우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상법 시행 사흘 전 사들인 자사주가 불씨…노조 "소각 대신 임원 보상으로 우회"

 

논란의 출발점은 기아의 자사주 취득 시점이다. 기아는 지난 3월 3일 보통주 181만273주를 장내에서 직접 취득했다. 이후 3월 6일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자사주를 취득한 회사는 원칙적으로 1년 내 해당 주식을 소각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노조는 이에 따라 기아가 2027년 정기 주총 전까지 해당 자사주를 소각해야 했다고 본다. 

 

그러나 기아가 상법상 예외로 인정되는 ‘임직원 보상 목적 활용’ 조항을 근거로 자사주를 보유·처분했고, 이 과정에서 임원 163명에게 1인당 327주, 약 5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는 점을 노조 측은 문제로 삼는다.

 

노조 관계자는 “임직원 보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일반 직원이 아니라 임원에게만 자사주가 지급됐다”며 “상법 개정 취지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최초 공시 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 자사주 취득 전후로 꼬인 '공시 타임라인'…노조 "주총 승인 정당성 따져야" 공세

 

특히 노조는 주총 승인 절차를 둘러싼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월 12일 ‘자기주식(자사주) 보유·처분 계획 승인 건’을 정정 공시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상법 개정 시행 전 자사주 취득과 주총 안건 정정 시점이 맞물려 있다”며 “자사주 보유 또는 처분 시 주총 승인을 받도록 한 개정 상법 취지에 비춰볼 때 절차적 정당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기아 주총에서 자사주 처분·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는 점도 노조가 문제 삼는 대목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기아가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 및 우리사주제도 실시 목적으로 보유·처분하겠다는 계획이 취득 당시 공시 내용과 일관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최대 실적에도 커진 보상 온도차…노조 "임원만 자사주 잔치" 비판

 

노조는 이번 사안을 경영진 보수와 직원 성과 보상 간 격차 문제로도 연결 짓고 있다. 

 

기아가 매년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정 회장의 보수와 주요 경영진 보상은 크게 늘어난 반면 일반 직원의 성과급은 줄어들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성장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회피해 왔다”며 “임원 중심의 성과 보상 체계가 고착화되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 사내 유보금, 경영진 보수, 협력업체와의 이익 배분 구조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 상법상 자사주 소각 의무 원칙 위반 의혹을 바로잡고 임원들과 동일하게 직원들에게도 자사주를 지급해야 한다”며 “임원 중심의 성과 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기아는 이번 자사주 지급이 법적 절차 안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임원 보수 체계상 성과와 연동된 상여금 구조가 일반 직원과 다르며, 자사주 지급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주장했다.

 

기아는 합법 절차를 강조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를 “임원만을 위한 자사주 잔치”라고 규정해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를 고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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