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24조 쏟아부었는데 적자 늪…삼성SDI '배터리 쇼크'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05 13:45:31
중국 업체에 밀려 판매량 급감...LS증권, 목표주가 하향 조정
설비투자 부담에 수익성 악화 지속…자산 손상 리스크까지 부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삼성SDI의 전기차(EV) 배터리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EV 시장이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삼성SDI는 판매량 감소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동반되며 경쟁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LS증권은 5일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 '보유(Hold)'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59만3000원에서 53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사진=챗GPT4]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4월 EV용 배터리 탑재량은 약 1.6GWh로 전월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OEM(완성차 업체)의 선출하 물량 효과가 소멸된 영향이 반영됐지만, 올해 1~4월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분기 실적을 맞추기 위해 일시적으로 전기차 생산·출하를 늘렸던 효과가 사라지면서 삼성SDI의 배터리 출하량도 감소한 것이다.

 

반면 글로벌 EV 배터리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4월 글로벌 EV용 배터리 탑재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3% 증가한 반면 삼성SDI는 33% 감소해 시장 성장 흐름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1~4월 2%로 하락했다.

 

특히 각형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각형 배터리 비중은 2017년 51%에서 올해 80% 수준까지 확대됐지만 삼성SDI의 점유율은 2020년 12%에서 올해 1~4월 기준 2%로 낮아졌다. 

 

중국 업체들이 LFP(리튬인산철) 기반 제품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통형 배터리 사업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고객사인 리비안의 판매 부진과 재무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테슬라 공급망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고객사 의존도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4월 기준 삼성SDI의 EV용 배터리 매출에서 BMW그룹과 폭스바겐(VW)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4%, 31.2%로 두 고객사 비중이 80%를 웃돈다. 

 

그러나 BMW는 EVE에너지 등 중국 업체를 신규 공급사로 채택하고 있으며, 폭스바겐도 각형 배터리 수요 증가분 상당 부분을 CATL에서 조달하는 모습이다.

 

비(非)EV 부문 사업은 실적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 전력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AI 데이터센터용 UPS·BBU, 전동공구용 배터리 수요 확대가 올 1분기 영업적자 축소에 기여했다. 

 

다만 미국 ESS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중장기 성장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도 당장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2027년 말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초기 적용 시장이 전기차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소형 애플리케이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LS증권은 삼성SDI의 2026년 연간 영업손실을 3810억원으로 전망했다. EV용 배터리 판매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대형 전지 사업의 높은 비중이 수익성 개선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지난 8년간 약 24조2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로 연간 감가상각비가 2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향후 생산설비 조정 과정에서 고정비 절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자산 손상차손이나 유형자산 폐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LS증권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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