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싱가포르였나…신유열의 '한 수', 한·일 롯데 식품 판 바꾼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6-30 14:00:12
중립지대 선택해 지배구조 갈등 해소…동남아 허브·세제 혜택까지 '일석삼조’
과거 무산됐던 해외 중간지주사 갈등 넘고 아시아 시장 정조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 식품 계열사의 역량을 결집한 합작법인을 싱가포르에 출범시키며 '원롯데(One Lotte)' 전략을 본격화한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한·일 식품 계열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면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는 양사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모두 마치고 다음 달 초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공식 출범시킨다.

 

▲ 지난 5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합작법인 사무실 개소식에서 (왼쪽 세 번째부터) 진영동 싱가포르JV 대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시구로 일본 롯데제과 글로벌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신설 법인은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사업별로 분산돼 있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하고, 생산·영업·물류 인프라를 통합 운영해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를 직접 진두지휘한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합작법인 사무실 개소식이 열렸으며, 진영동 싱가포르 JV 대표와 신유열 미래성장실장, 이시구로 일본 롯데제과 글로벌본부장 등이 참석해 출범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업계는 합작법인의 거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배경에 '중립성'과 '동남아 허브'라는 두 가지 전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한·일 식품 계열사 간 해외 중간지주사 설립이 일본 측의 최대주주 지위와 출자 비율 문제로 무산됐던 만큼,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는 제3국에 법인을 설립해 지배구조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싱가포르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거점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롯데 유통군HQ가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인터내셔널 헤드쿼터(iHQ)를 운영해온 것처럼 식품 사업 역시 현지 법인을 전진기지로 활용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고성장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제 경쟁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17% 단일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신설 법인에는 초기 세제 혜택도 제공해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지역본부 유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출범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원롯데' 전략이 핵심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사례로 평가된다. 신 회장은 한·일 식품사 전략회의를 정례화하며 공동 브랜드 육성과 해외 시장 확대를 주문해 왔다.

 

실제 양사의 협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2047억원을 기록했으며, 일본 롯데제과 역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대표 브랜드인 빼빼로도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빼빼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33% 성장하며 메가 브랜드 전략의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메가 브랜드를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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