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한 달 새 17.5조 급증…“기업 투자 살아나는데 가계빚도 다시 꿈틀”

이상원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2 15:27:17
가계대출 6조9000억 증가…신용대출·주담대 동반 확대
제조업·건설업 대출 회복세 속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국내 은행권 대출이 5월 한 달 동안 17조원 넘게 늘어나며 기업과 가계 부문의 자금 수요가 동시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계대출 역시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의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총대출은 전월 대비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 잔액은 2590조원으로 집계됐다. 

 

▲ 주요 은행 전경 [사진=메가경제]

기업대출은 10조6000억원 늘어 전월 10조7000억원과 비슷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기업 대출이 5조2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5조4000억원 증가하며 고른 흐름을 보였다.

특히 제조업 대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까지 1조원대에 머물던 제조업 대출 증가 규모는 올해 1분기 11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업 대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건설경기 침체로 위축됐던 자금 수요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대기업들의 회사채 만기 상환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도 기업대출 증가를 뒷받침했다.

반면 금융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가계대출이다. 5월 가계대출은 6조9000억원 증가하며 전월 2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3배 이상 확대됐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조7000억원 늘어나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5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40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2000억원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회복과 주택시장 반등 기대감이 대출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자금 조달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5월 은행권 수신은 48조8000억원 증가하며 2014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32조8000억원, 정기예금이 15조8000억원 각각 늘었다. 대기업들의 단기 여유자금 유입과 은행들의 예금 유치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기업대출 증가가 경기 회복과 투자 확대의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에 선제적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하며 대출 증가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비상관리 체계를 가동하고 금융회사별 목표 준수 여부를 주 단위로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대출 증가세는 기업 투자 수요 회복이라는 긍정적 신호와 가계부채 재확대라는 위험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하반기 금융권의 핵심 과제는 생산적 금융 공급을 유지하면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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