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심장의 변신…뉴욕 멀티패밀리 시장, 민간 주도에서 ‘공공 프로그램’ 전환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8 16:13:01
맘다니 시장, ‘Block by Block’ 플랜 발표…5년간 220억 달러 투입해 주거 안전망 강화
‘나쁜 집주인’ 규제 및 세입자 보호 조직 가동…임대안정화 주택 재산세 완화 장치 병행
전통적 분양형 구조조정 불가피…정책 리스크 관리 및 공공 연계 리츠 기업에 기회 요인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세계 금융의 중심이자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해온 미국 뉴욕시의 주택 정책 패러다임이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 이후 시 정부가 주택 공급의 주도권을 민간에서 공공 부문으로 전격 회수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부동산 투자 업계의 자산 운용 기조 역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보고서와 현지 외신에 따르면, 뉴욕시는 신임 맘다니 시장의 핵심 주거 가이드라인인 ‘블록 바이 블록(Block by Block)’ 주거계획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는 향후 10년간 신규 주택 20만 호 공급과 기존 주택 20만 호 보존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뉴욕시는 이를 실현키 위해 향후 5년간 약 220억 달러(한화 약 30조 원 규모)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할 방침이다. 단순한 양적 공급 확대를 넘어 세입자 권리 보호, 노후 임대주택의 공적 관리 강화, 공공 부문의 직접 개입 확대를 연동한 종합 주택 정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정무적·구조적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정책의 첫 번째 챕터이자 맘다니 시정이 가장 공을 들이는 기조는 강력한 ‘임차인 보호’와 ‘임대인 규제’다. 선거 당시 임대료 동결과 세입자 권리 강화를 무기로 지지층을 결집했던 맘다니 시장은 취임 직후 첫 행정명령 패키지 역시 세입자 보호와 집주인 단속에 초점을 맞추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뉴욕시는 세입자 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청문회와 현장 조직을 전방위로 가동하고 있다. 이들은 파산 절차 직접 개입은 물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시정 명령과 강력한 제재 조치를 통해 이른바 ‘나쁜 집주인(bad landlords)’들을 압박하는 구조다. 임대차 시장의 권력 추를 공공의 힘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과 유지 측면에서도 실무적이고 촘촘한 가이드라인이 집행된다. 시는 인허가부터 심사,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행정 전 과정을 단축하기 위해 시장 직속 TF를 운영 중이다. 시 소유 토지를 주택용으로 과감히 전환하고, 역세권 용적률 상향, 토지 규제 완화, ADU(부속주거단지) 지원 프로그램 등을 결합해 공급을 가로막던 고질적인 제도적 병목 현상을 제거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주택 20만 호를 보존하기 위한 연착륙 장치도 가동된다. 시는 임대안정화 주택에 대해 재산세와 보험 부담을 낮춰주는 유인책을 제공하는 한편, 뉴욕시 공공주택공사(NYCHA)가 보유한 노후 공공주택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본지출(CAPEX)을 투입해 대대적인 개보수를 진행한다. 이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공공 소유·운영 체제를 철저히 유지함으로써 노숙인과 재난 피해 가구를 위한 주거 안전망을 정량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정책은 뉴욕 주택시장의 뼈대를 민간 주도에서 공적 재원을 활용하는 구조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산운용 시장의 투자 방정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분양 중심의 주택건설업체들은 규제 강화로 인해 단기적인 위축이 불가피한 반면, 뉴욕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보유한 ‘다세대 임대주택 리츠’나 임대 운영 역량이 검증된 대형 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공공 재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신규 공급은 시 정부의 정책과 연계해 개발 시나리오를 짤 수 있는 사업자들에게 장기적이면서 확실한 수익원을 제공하는 기회 요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뉴욕 멀티패밀리 투자의 성패는 단순히 개별 자산이 가진 물리적 입지나 자산 가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맘다니 시장의 임기 동안 뉴욕시의 정책 방향을 정밀하게 읽어내고, 공공 거버넌스가 제공하는 주택 프로그램을 얼마나 영리하게 운용 및 융합할 수 있는지의 여부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이민옥 서울시의회 행자위원장, ‘2026 서울시 봉사상’ 축사 “나눔의 가치가 따뜻한 서울 만든다”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서울 도심 곳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며 지역사회의 온도를 높여온 시민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풀뿌리 나눔 문화의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민옥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성동3)은 지난 28일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서울특별시 봉사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에

2

KCC, 울산 복지시설 3곳에 페인트 지원…지역사회 상생 행보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CC가 도료 사업의 전문성을 활용해 울산 지역 복지시설의 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지원에 나서고 있다. 노후 시설의 외벽 정비를 돕는 한편 화재 피해 상인을 위한 성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상생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KCC는 지난 28일 울산광역시립요양원에서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페인트 전달식을 열고 지역 복지시설 3

3

체코 원전 시공계약 결렬에 '설계 책임' 공방…대우건설, 한수원 주장 정면 반박
[메가경제=정태현 기자]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대우건설이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시한 계약조건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반박에 나섰다.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시공사에 설계 오류와 공사 물량 증가에 따른 책임까지 부담하도록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추가 공사비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협상 결렬의 원인이 단순한 계약금액 차이에 있지 않다고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