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심근경색 주의보…탈수·냉방이 혈관 막는다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04 11:22:16
실내외 온도차 5도 이내 유지·충분한 수분 섭취 필요
흉통 없더라도 호흡곤란·식은땀 땐 응급 진료 권고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겨울철보다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남성 환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의료계는 탈수와 급격한 온도 변화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여름철(6~8월) 누적 50만208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겨울철(12~2월) 환자 수인 48만8506명보다 1만3500명 이상 많은 수치다. 전체 환자의 약 80%가 남성이었으며, 연령별로는 60대 남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상엽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산병원]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심혈관 응급질환이다. 혈관 내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형성되고, 이 혈전이 혈류를 차단해 심장 근육 괴사를 유발한다.

 

통상 심혈관 질환은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여름철 폭염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탈수와 과도한 냉방을 꼽는다. 고온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혈전이 형성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30도를 웃도는 외부 환경에서 강한 냉방이 이뤄지는 실내로 갑자기 이동할 경우 확장돼 있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동맥경화반이 파열되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급성 심근경색의 대표 증상은 극심한 흉통이다. 환자들은 흔히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거나 무거운 물체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을 호소한다. 통증은 30분 이상 지속되며 왼쪽 팔이나 어깨, 턱 부위로 퍼지는 방사통과 식은땀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만,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의 경우 흉통 없이 발병하는 무증상 심근경색도 적지 않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심한 피로감, 식은땀, 메스꺼움, 명치 부위 불편감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신속한 혈류 회복이다. 혈전용해제를 이용한 약물치료도 가능하지만, 막힌 혈관을 직접 넓혀주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혈관을 재개통할 경우 심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엽 고려대 안산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막힌 혈관을 얼마나 빨리 다시 열어주느냐에 따라 생존율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며 "흉통이나 호흡곤란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내외 온도 차이를 5도 내외로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급격한 체온 변화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흡연을 하는 중장년층은 폭염 시 무리한 야외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 예방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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