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 잇따른 美 ITC 결정에 '엎치락 뒤치락'...산으로 가는 'K-배터리'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4-02 14:02:40
미국 ITC, 특허침해 관련 연이어 SK이노 손 들어줘
LG엔솔, 향후 소송절차에서 충분히 입증해 나갈 것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에 따라 엎치락 뒤치락 설전을 벌이면서 'K-배터리'가 집안 싸움에 발목이 붙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ITC는 1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9년에 제기한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을 취소해달라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의 제재 요청을 기각했다. 

 

▲ 그래픽=연합뉴스



ITC는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을 모두 기각한 데 이어 이번에도 SK 측 손을 들어주면서 LG 측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듯했던 배터리 분쟁 양상에 반전 국면을 맞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지난해 8월 해당 특허를 먼저 보유하고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SK이노베이션 측이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며 제재를 내려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하지만 결정문에 따르면, ITC 행정판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요청한 사항은 '근거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문서가 잘 보존돼 있었고 사건과 무관한 자료라는 이유로 기각 판결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특허를 발명한 SK이노베이션 직원이 자사 기술을 참고하면서 고의적으로 문서를 삭제하고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는 특허 소송을 당한 이후 악의적인 ‘문서삭제’ 프레임을 제기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이번 판결로 LG의 주장이 근거없는 무리한 주장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건을 조기 종결할 수 있는 제재 요청이 기각된 것"이라며 "해당 이슈가 근거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며, 추후 예비결정 및 최종결정 등 소송과정에서 충분히 입증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남은 소송절차를 통해 ‘994 특허'가 SK 측 발명자의 부적격으로 무효이고, 훔친 영업비밀과 기술에 따른 ‘부정한 손(Unclean Hands)’에 해당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ITC에 특허침해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TC는 지난 2019년 9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거나 무효라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의 특허 4건 중 3건이 무효라는 결정도 내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ITC 결정은 아쉽지만 존중한다"며 "예비결정의 상세 내용을 파악해 남아 있는 소송절차에 따라 특허침해 및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예비결정은 오는 8월 2일(현지시간) ITC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Final Determination) 과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 LG에너지솔루션 CI


전기차 시장 개화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배터리'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양사간 조속한 합의를 기대했던 국내 증시 투자자들은 이 같은 갈등 국면이 계속 이어지자 산업 경쟁력 약화와 높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향후 수요 급증에 따른 배터리 물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다양한 업체들과의 기술 제휴 및 협력 소식을 잇따라 전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앞선 기술력에도 후발주자들의 매서운 추격을 피할 수 없어 업계 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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