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장기 복용하는 노인, 골절 위험 ‘최대 65%↑’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1 14:31:26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약물 개수와 복용 기간 모두 최소화하는 노력 병행해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다약제를 복용하는 고령층에서 약물 장기 복용이 골절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복용 기간이 6개월을 넘어서면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만 66세 노인 3만2771명을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물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4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손기영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약물의 종류나 개수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복용 기간’ 자체가 골절 위험의 핵심 변수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항콜린성 성분이 포함된 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위험은 더욱 커졌다. 항콜린성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 6개월 이상 복용한 경우 골절 위험은 최대 65%까지 증가했다. 항콜린성 성분은 항히스타민제(감기·비염약), 과민성 방광 치료제, 일부 위장약, 파킨슨병·우울증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에 포함돼 있어 일상적으로 노출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성분은 체내에 축적될 경우 어지럼증과 인지 저하를 유발해 낙상 위험을 높이고, 결국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을 키운다.

약물 개수 역시 영향을 미쳤다. 5~9개 약물을 복용한 그룹은 0~1개 복용 그룹보다 골절 위험이 29% 높았다. 연구팀은 다약제 복용자일수록 낙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약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루프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등 일부 약물이 골밀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더 큰 변수는 ‘복용 기간’이었다. 전체 약물 복용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장기 복용군의 골절 발생률은 7.8%로, 6개월 미만 복용군(4.9%) 대비 유의미하게 높았다. 항콜린성 약물 복용자에서도 동일한 경향이 확인됐다.

복용 기간과 항콜린성 부담이 동시에 높을 경우 위험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다. 항콜린성 부담이 낮은 상태에서도 6개월 이상 복용 시 골절 위험이 55% 증가했고, 부담이 높은 상태에서는 최대 65%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령층에서 치명적인 고관절 골절의 경우, 약물 개수만으로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지만 6개월 이상 장기 복용 시 위험이 최대 4.25배까지 급증했다.

손기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물 복용 기간이 골절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 장기 추적을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의료진은 약물 개수뿐 아니라 복용 기간까지 함께 관리해 불필요한 장기 복용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노인의학(BMC Ger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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