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대신 혈액검사"…분당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 조기 선별 가능성 제시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2 15:39:25
유전체·전사체 통합 분석 모델 개발…알츠하이머병 구분↑
PET·뇌척수액 검사 대체할 조기 선별 기술 가능성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알츠하이머병을 혈액 검사만으로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타고난 유전적 위험을 보여주는 DNA 정보와 현재 유전자 활동 상태를 반영하는 RNA 정보를 함께 분석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더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박영호·편정민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혈액에서 얻은 유전체(DNA)와 전사체(RNA) 정보를 통합 분석하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을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됐다.

 

▲박영호·편정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황지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원, 노광식 인디애나대학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서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을 정밀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뇌척수액 검사가 활용된다. 그러나 비용 부담이 크거나 침습적이라는 한계가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기 선별 검사로는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연구팀은 보다 간편한 혈액 기반 선별법을 찾기 위해 DNA와 RNA를 함께 분석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유전적 위험성을 보여주는 '설계도' 역할을 하는 DNA와 현재 유전자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활동 기록'에 해당하는 RNA를 결합하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ADNI) 참여자 313명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참여자 173명 등 총 48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혈액에서 얻은 유전체와 전사체 정보를 각각 위험점수(risk score)로 환산한 뒤 이를 결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분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분석 결과, 두 위험점수가 모두 높은 고위험군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비율이 미국 ADNI 그룹에서 56%, 분당서울대병원 그룹에서는 80%에 달했다. 반면 두 점수가 모두 낮은 저위험군의 환자 비율은 각각 17%, 14%에 그쳤다.

 

연령 등 다른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두 점수가 모두 높은 집단은 낮은 집단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ADNI에서는 2.53배,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3.39배 높게 나타났다.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DNA와 RNA 정보를 함께 분석하는 모델이 하나만 사용하는 방식보다 실제 환자를 구분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고위험군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향후 유전체·전사체 결합 모델이 정밀검사 대상을 선별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지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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