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황반변성 함께 와도 원인은 따로"…진짜 변수는 '노화·당뇨·수술'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3 17:17:30
황반변성이 백내장 직접 유발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부족
당뇨병·망막 수술 경험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 중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백내장과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은 고령층에서 흔히 발견되는 대표적인 안질환이다. 세 질환 모두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 한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황반변성이 있으면 백내장이 빨리 생기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을 갖는 환자들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황반변성 자체가 백내장을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다만 당뇨병이나 망막 수술 여부는 백내장의 발생과 진행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백내장과 망막질환이 함께 있다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진=김안과병원]

 

23일 김안과병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기준 지난해 노인성 백내장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121만명으로 10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황반변성 환자는 15만명에서 57만명으로 3배 이상 늘었고, 당뇨망막병증 환자도 30만 명에서 39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세 질환 모두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환자 비중은 노인성 백내장이 89%, 황반변성이 85%, 당뇨망막병증이 73.5%에 달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며,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 혈관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백내장과 황반변성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가 많지만, 이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두 질환 모두 노화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당뇨병은 이야기가 다르다. 만성적인 고혈당은 망막 혈관을 손상시켜 당뇨망막병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수정체의 대사와 단백질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백내장의 발생과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백내장이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거나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망막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유리체절제술 등 망막 수술을 받은 뒤에는 백내장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이미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는 망막 수술과 백내장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기도 한다.

 

또 백내장 수술을 받더라도 망막 상태에 따라 기대한 만큼 시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어 수술 전 망막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예지 김안과병원 전문의는 "백내장과 망막질환이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공통적으로 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현재까지 황반변성이 백내장을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당뇨병이 있거나 유리체절제술 같은 망막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백내장 진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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