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의 깜짝 변신…에보글립틴, 화상 치료 새 카드 부상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22 18:28:17
흉터 형성 핵심 인자 억제 및 세포외기질 생성 감소 효과 확인
SCI 국제학술지 게재…기존 약물 활용한 차세대 흉터 치료 제시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국내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이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이 화상 후 생기는 비후성 흉터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미 시판 중인 약물을 새로운 치료제로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전략이 주목받는 가운데, 화상 흉터 치료 분야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김준범 교수와 차의과학대학교 김동현 교수,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기연경·서정훈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당뇨병 치료제 '에보글립틴(Evogliptin)'의 화상 후 비후성 흉터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김준범·서정훈 교수. [사진=의정부을지대병원]

 

에보글립틴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DPP-4 억제제 계열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현재 국내외에서 사용되고 있다.

 

비후성 흉터는 화상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피부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붉게 솟아오르는 형태를 보이며, 심할 경우 통증과 가려움증은 물론 관절 운동 제한까지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재 수술이나 압박요법, 스테로이드 주사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흉터 형성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연구팀은 화상 환자의 비후성 흉터 조직과 정상 피부 조직에서 섬유아세포를 분리한 뒤 에보글립틴을 투여해 세포 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에보글립틴은 흉터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인자인 ▲α-SMA ▲TGF-β1 ▲YAP1 ▲CTGF의 발현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과도한 흉터 조직 형성의 원인으로 꼽히는 콜라겐 I형과 III형, 피브로넥틴 등 세포외기질 생성도 억제했다.

 

또한, 연구팀은 에보글립틴이 흉터 형성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상피-간엽 전이(EMT) 과정과 관련된 ▲Snail ▲Slug ▲Twist ▲Vimentin ▲N-cadherin의 발현을 낮췄으며, 섬유화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GF-β/SMAD 및 MAPK 신호전달 경로 역시 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준범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화상 후 비후성 흉터는 환자의 신체적·심리적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효과적인 약물 치료 옵션은 많지 않다"며 "이번 연구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향후 흉터 치료 분야에서 의미 있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026년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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