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위성도 AI가 고장 진단…‘완전 자율운영’ 시대 연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1 21:30:43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성이 스스로 이상 상태를 진단하고 대응하는 자율운영 기술의 우주 실증에 성공했다. 

 

KAI는 지난 20일 AI 기반 위성 자율운영 기술의 시범(Pilot)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실증은 이달 7일 누리호 5차 발사를 통해 우주에 진입한 BEE-1012 큐브위성에 KAI가 자체 개발한 AI 모듈을 탑재해 진행됐다.

 

▲ [사진=KAI]

 

이번 사업은 지난 3월 KAI와 스페이스린텍이 체결한 ‘큐브위성 AI 실증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의 후속 사업이다. 연세대학교와 국방 AI 전문기업 펀진 등도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술 검증을 함께 진행했다.

 

핵심은 위성에 탑재된 AI가 우주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상태를 분석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도출하는 ‘AI 온보드 프로세싱(AI Onboard Processing)’ 기술이다. 위성의 상태를 지상에서 분석하는 데 의존하지 않고, 위성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실증은 세 단계로 진행됐다. 먼저 지상국에서 가상의 고장 신호를 송신하면 위성에 탑재된 AI 모듈이 고장의 원인과 범위를 분석한다. 이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책을 담은 기술 보고서를 생성해 지상국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KAI는 해당 절차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AI 모듈이 실제 우주 환경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존 위성은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련 데이터를 지상국으로 전송하고, 지상에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대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분석과 의사결정에 시간이 소요되고 지상국과의 통신에도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AI 기반 자율운영 기술을 적용하면 위성이 궤도상에서 이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대응 방향을 도출할 수 있어 신속한 임무 수행과 운용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위성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주요 기대 효과다. 우주 환경에서는 이상 상황에 대한 신속한 판단과 대응이 위성의 정상 작동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AI가 위성 상태를 자체적으로 진단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면 지상국과의 통신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운용 안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상국과의 데이터 송수신 부담을 줄여 통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KAI는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고장·수명예측시스템과 예지정비 기술을 위성 분야에 접목해 이번 AI 모듈을 개발했다. 수만 가지 고장 시나리오를 학습시켜 위성의 이상 상태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도출하도록 설계했다. 항공 분야에서 확보한 상태 진단 기술을 우주 시스템으로 확장해 위성 운용의 지능화에 나선 것이다.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우주·국방 분야 기술 생태계를 강화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KAI는 펀진과 협력해 우주 환경에 최적화한 지능형 솔루션을 구현했으며, 국내 스타트업 모빌린트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했다.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기술을 결합해 우주·국방 분야의 핵심 부품 자립화 기반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KAI는 이번 시범 임무의 성과를 토대로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자율운영 기술 실증 임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후속 실증을 통해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고, 향후 제작하는 다양한 위성 시스템에 해당 기술을 핵심 표준 사양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서현석 KAI 우주사업본부장 상무는 “이번 실증을 통해 AI 위성 자율운영 기술이 실제 우주에서 작동함을 검증했다”며 “향후 전 우주 시스템을 AI 기술 기반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주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KAI 위성 사업은 물론 다양한 차세대 위성 체계에 적용하고, 글로벌 뉴스페이스 시장을 선도하는 독보적인 위성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AI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679억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3.1%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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