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보다 화물…항공사들 생존 건 '제2 수익원' 경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3:52:00
대한항공 화물 매출 1조5000억원 돌파…AI·반도체 수요가 실적 견인
티웨이·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이스타까지 LCC도 화물사업 확대 경쟁
글로벌 항공화물 시장 성장세 지속…여객 편중 벗어나 '제2 수익축' 부상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항공업계가 화물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선을 중심으로 한 여객 시장의 과당 경쟁과 고환율·고유가 장기화로 여객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화물 운송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19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화물사업 매출은 1조54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65억원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약 30%를 화물 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화물사업의 비중이 확대됐다.

 

▲ 국내 항공업계가 화물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지=챗GPT]

 

제주항공은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해 자체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거리 노선 확대와 함께 화물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화물사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체질이 크게 변화했다. 코로나19 이전 연간 2~3조원 수준이던 화물 매출은 지난해 4조4093억원으로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26.7%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4조~5조원 수준의 화물 매출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항공 화물 운송의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글로벌 항공 화물 수요가 전년보다 2.4% 증가한 716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 화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27억4000만달러에서 올해 1771억1000만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후 연평균 성장세를 이어가며 2032년에는 2735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LCC도 화물사업 확대…"여객 의존도 낮춘다"

 

화물사업 확대는 대한항공뿐 아니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도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LCC들은 저렴한 운임을 앞세워 여객 수요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공급 과잉과 운임 경쟁 심화, 환율 및 유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여객기 하부 화물칸인 '벨리카고(Belly Cargo)'를 활용한 화물사업을 적극 확대하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10일 인천~오사카 노선에서 첫 항공 화물 운송을 시작하며 화물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화물사업팀을 신설한 이후 준비를 거쳐 사업을 시작했으며, 향후 청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화물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에어로케이는 대명화학그룹 계열사인 로젠택배와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항공 운송과 육상 물류망을 결합해 내륙 운송부터 국제 항공 수출입까지 연결하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물류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 항공 운송을 넘어 종합 물류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티웨이항공도 화물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량은 약 1만8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2024년 연간 1만7000톤 수준이던 화물 운송량은 지난해 3만4000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A330-300 등 대형 항공기 운영과 유럽·미주·오세아니아 장거리 노선 확대가 화물사업 성장으로 이어졌다. 전자상거래 화물과 반도체 제조 부품, 신선식품 등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을 확대했으며 의약품과 바이오 제품을 위한 콜드체인 운송 역량도 강화했다.

 

하반기에는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 A330-900NEO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해당 기종은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 경영과 운항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미주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화물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화물 운송량은 2만142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5% 증가했다. 전자제품과 반도체 부품, 의류, 전자상거래 화물 등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의약품과 신선식품 등 특수화물 운송 인증을 획득해 고부가가치 화물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화물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올해 3월 기준 순화물 수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70% 증가했다. 현재 일본과 중화권,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총 10개 국제노선에서 벨리카고 방식의 화물 운송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커머스 상품과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화장품, 의류, 과일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제선 노선에서 총 2821톤의 화물을 수송했다. 특히 4월에는 약 883톤의 화물을 운송하며 올해 들어 월간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노선별로는 일본 나리타(NRT) 노선이 1~4월 누적 약 1862톤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 다낭(DAD) 노선도 약 928톤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오사카 간사이(KIX) 노선 역시 점진적으로 물동량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330 광동체 항공기를 운영 중인 나리타·다낭 노선에서는 여객 수요와 함께 화물 수요도 증가하면서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화물사업이 여객사업의 보완 역할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항공사의 핵심 수익원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며 "AI 산업 성장과 첨단 제조업 확대에 따라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항공사들의 화물사업 투자와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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