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여행상품 첫 판결에 여행업계 눈물…"우리도 피해자"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03 10:55:23
PG사 책임 인정 안 돼…첫 집단소송 1심 결과에 업계 촉각
여행사 "정산금도 못 받았는데 환불까지" 이중 부담 현실화 우려
남은 집단소송·항소심 영향 주목…중소 여행사 경영 부담 가중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티몬·위메프(티메프) 여행상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첫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여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법원이 소비자 환불 책임을 여행사에 인정한 반면 전자결제대행사(PG사)의 책임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향후 동일 쟁점을 다루는 집단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 피해자 598명이 노랑풍선 등 여행사와 PG사를 상대로 제기한 대금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 592명의 여행사 대상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PG사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나머지 원고 6명은 계약 당사자로 인정되지 않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티몬·위메프(티메프) 여행상품 미정산 사태와 관련한 첫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여행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법원이 소비자 환불 책임을 여행사에 인정한 반면 전자결제대행사(PG사)의 책임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향후 동일 쟁점을 다루는 집단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PG사에 대해서는 원고들이 주장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 환불 책임의 주체는 상품 판매 계약을 체결한 여행사라는 점을 1심에서 확인한 셈이다.

 

이번 판결은 한국소비자원 지원 아래 진행 중인 티메프 여행상품 집단소송 5건 가운데 처음 나온 1심 판단이다. 앞서 피해자 약 3000명은 총 77억여 원 규모의 공동소송을 제기하며 여행사와 PG사가 연대해 결제대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과도 차이를 보인다. 당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여행사가 최대 90%, PG사가 최대 30% 범위에서 연대해 환불 책임을 부담하도록 권고했지만, 판매사와 PG사 상당수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결국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여행업계는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여행사들의 부담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 당시 여행사들은 플랫폼으로부터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피해 당사자인 동시에 소비자 환불 요구에도 직면했다. 법원이 환불 책임을 여행사에 인정할 경우 정산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 환불금까지 부담하는 '이중 피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건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다루는 집단소송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남은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모두 5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번 판결은 노랑풍선과 선민투어 등이 포함된 2그룹 사건이다. 업계에서는 사실관계가 유사한 만큼 후속 재판부도 이번 판단을 참고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여행업계의 경영 여건도 녹록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여행업체는 1021곳으로 전년보다 21.7% 증가했으며, 올해도 6월까지 805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소비 위축과 플랫폼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불 책임까지 확대될 경우 중소 여행사를 중심으로 경영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법적 책임과 권리관계를 보다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고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가운데 향후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는 소비자뿐 아니라 여행사 역시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피해 당사자"라며 "그럼에도 환불 책임이 여행사에 인정된 이번 판결은 업계 전체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2그룹 1심 판결이 남은 그룹 사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례가 없는 사안인 만큼 항소심과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장기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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