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NS가 백화점 된다”…CJ온스타일, AI로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 정복 노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2 16:31:05
SNS 참여도·콘텐츠 분석·구매전환 데이터 결합…브랜드·크리에이터 매칭 고도화
크리에이터 발굴부터 상품 개발·판매·정산까지 통합 지원…2030년 10만명 확보 목표
AI 자동 매칭 비중 90% 목표…마이크로부터 메가급까지 성장 단계별 사업화 지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크리에이터 커머스의 새로운 판이 오늘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미디어데이에서 성동훈 CJ ENM 커머스부문 플랫폼본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성 본부장이 제시한 방향은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상품 판매를 넘어 크리에이터 발굴부터 브랜드 매칭, 콘텐츠 제작, 상품 개발, 판매, 정산까지 연결하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운영 과정에서 쌓은 콘텐츠 제작 역량과 구매전환 데이터를 활용해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성 본부장은 소비자의 상품 탐색 경로가 포털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동하면서 커머스의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포털이나 쇼핑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색한 뒤 가격과 정보를 비교해 구매했다면, 이제는 콘텐츠를 통해 상품을 발견하고 곧바로 구매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성동훈 CJ ENM 커머스부문 플랫폼본부장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미디어데이에서 ‘NEXT 콘텐츠 커머스’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그는 “콘텐츠 자체가 매장이 되는 시대가 됐다”며 “고객이 직접 상품을 찾아 나서는 것을 넘어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크리에이터가 사용하고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관계형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패션과 뷰티 등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관여도가 높은 분야에서는 콘텐츠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소비자가 상품의 기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과 경험, 추천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역할도 단순 홍보에서 구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 데이터로 연결하고 AI로 효율화…매칭부터 판매까지 통합

 

CJ온스타일이 내세운 핵심 경쟁력은 데이터 기반 매칭과 커머스 운영 역량이다. 그동안 담당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하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 상대 선정 과정을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하고, 콘텐츠 제작과 유통, 판매까지 지원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NS 이용자 참여도 데이터, 크리에이터 콘텐츠 분석 데이터, CJ온스타일이 보유한 구매전환 데이터를 결합한다. 단순히 팔로어 수가 많거나 조회수가 높은 크리에이터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의 특성과 소비자 반응, 실제 판매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상품과 크리에이터 간 적합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성 본부장은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산업 내부의 연결 구조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크리에이터는 협업할 브랜드와 상품을 직접 찾아야 하고, 브랜드는 어떤 크리에이터와 협업해야 판매 성과를 높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협업 비용을 얼마나 책정할지, 콘텐츠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는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확대되고 국내에서도 크리에이터 기반 커머스 기업의 거래액이 빠르게 성장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규모 확대가 곧 산업 생태계의 안정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휴 마케팅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는 참여자가 적지 않은 만큼,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지속 가능한 수익으로 연결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CJ온스타일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가 상품 탐색부터 협업 상대 선정, 콘텐츠 제작, 판매, 정산까지 개별적으로 처리하던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과 팬 관리에 집중하고, 브랜드는 상품 특성과 소비자 반응에 맞는 협업 상대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AI 기반 콘텐츠 제작 기능도 도입한다. SNS 콘텐츠를 탐지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요인을 분석하는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의 특성을 세분화하고, 이를 숏폼 콘텐츠로 제작해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성 본부장은 AI와 사람의 역할을 구분하면서 자동화 수준을 높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데이터 기반 자동 매칭과 사람의 판단 비중을 장기적으로 9대 1 수준까지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 다만 AI가 추천한 결과를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유지할 계획이다.

 

콘텐츠 성과 측정 체계도 고도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숏폼 콘텐츠의 이용자 반응과 구매전환 과정을 5개 레벨, 500개 속성으로 세분화해 분석하고 있다. 콘텐츠가 얼마나 주목받았는지를 넘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까지 추적해 상품과 크리에이터의 적합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 마이크로부터 메가급까지…성장 단계별 지원 차별화

 

크리에이터의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라 지원 방식을 달리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CJ온스타일은 마이크로·나노급 크리에이터에게 수익화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미드급 크리에이터에게는 콘텐츠 특성에 맞는 상품 매칭을 지원할 계획이다. 메가급 크리에이터에게는 전담 에이전트를 배정해 단독 상품 개발과 자체 브랜드 사업화를 돕는다.

 

크리에이터가 성장 단계마다 새로운 플랫폼이나 사업자를 찾아야 하는 문제를 줄이고,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성 본부장은 크리에이터가 선호하는 단독 브랜드 개발과 지식재산권(IP) 상품, 프리미엄·고관여 상품 등을 협업 대상으로 제시했다.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단순 판매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과 브랜드 개발 단계부터 참여시켜 사업의 지속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크리에이터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놨다. CJ온스타일은 2030년까지 크리에이터 10만명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 가운데 메가급 크리에이터의 비중을 대규모로 확대하는 데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메가급 크리에이터는 전담 인력 배정과 단독 상품 개발, 사업화 지원 등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확보 인원을 늘리기보다 브랜드가 신뢰하고 협업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발굴하고, 각자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사이의 신뢰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것도 과제다. 크리에이터가 상품을 추천해 최초 구매를 유도하더라도 제품 품질과 배송, 고객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CJ온스타일은 기존 커머스 사업에서 축적한 상품 품질관리와 배송, 고객서비스 역량을 활용해 거래 전후의 소비자 경험까지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은 국내 시장에서 운영 기준과 사업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후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국내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크리에이터가 국내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예정이다.

 

▲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미디어데이에서 게스트 토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신뢰가 구매로 이어지는 시장…브랜드 경쟁력도 변화

 

이어진 게스트 토론에서는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향후 판매 채널을 넘어 소비자의 구매 판단과 브랜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회적 관계와 신뢰를 기반으로 상품을 구매할 경우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크리에이터와 소비자 간 관계가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격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구매 동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소비자와 상품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을 키우는 배경"이라며 "과거에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과 입소문이 구매 판단에 영향을 미쳤고, 산업화 이후에는 브랜드가 신뢰의 역할을 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이 확대된 뒤에는 리뷰와 평점이 그 기능을 일부 대신했으며, 최근에는 크리에이터가 소비자의 신뢰를 형성하는 새로운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첨언했다.

 

특히 화장품처럼 직접 사용하기 전까지 품질과 만족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품에서는 크리에이터의 경험과 추천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쇼핑 에이전트의 확산도 향후 커머스 시장의 변수로 제시됐다. 현재는 소수의 대형 플랫폼이 소비자와 브랜드를 연결하고, 브랜드와 제조사는 플랫폼의 검색 결과와 추천 알고리즘에 노출되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여러 웹사이트를 탐색해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를 대행하는 방식이 확대되면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가 플랫폼에 직접 접속해 상품을 검색하는 대신 AI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와 제조사의 제품을 비교하게 되면, 기존 플랫폼의 영향력뿐 아니라 상품을 발견하고 선택하는 과정도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구매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현선 라비앙 대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와 소통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에서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일방적으로 기획하기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제품을 파악하고, 개발 과정과 제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콘텐츠로 전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지난 10년간 약 180개 제품을 개발했다"라며 "제품의 성분과 함량, 차별화된 가치를 콘텐츠에 담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구매전환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콘텐츠를 통한 최초 구매를 장기적인 고객 관계로 연결하려면 제품 품질과 고객서비스, 배송 등 구매 이후의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 에서 크리에이터가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 “10만 크리에이터 확보”…관건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토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성 본부장은 CJ온스타일의 차별화 요소로 데이터 기반 매칭과 커머스 전 과정에 걸친 사업 지원 역량을 꼽았다. SNS 참여도와 콘텐츠 분석, 내부 구매전환 데이터를 결합해 브랜드와 상품에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찾고, 단독 상품과 브랜드 개발부터 판매와 정산까지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의 영향력뿐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의 완성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의 추천으로 구매가 이뤄지더라도 상품 품질과 배송, 고객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장기적인 거래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크리에이터별 성장 단계에 맞춰 지원 방식을 달리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했다. 마이크로·나노급에는 수익화 기회를, 미드급에는 상품 매칭을, 메가급에는 전담 에이전트를 통한 단독 상품 개발과 브랜드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사업 역시 국내에서 운영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해외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크리에이터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해외 크리에이터와 국내 브랜드 간 협업도 추진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성 본부장은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인사이트와 협업 기회를 얻고, 브랜드는 함께할 크리에이터를 만날 수 있다”며 “이번 행사의 3일이 365일의 비즈니스 연결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J온스타일이 주최하는 국내 최초 '크리에이터 커머스 페스티벌 코리아(CCFK) 2026'은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더플라츠홀에서 열린다. 유튜브·메타·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과 이사배·잇섭·주언규·애주가TV참PD 등 인기 크리에이터가 참여해 콘텐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현장에서는 패션·뷰티·유아동·헬스 분야 인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고, 크리에이터 협업을 콘텐츠 IP로 발전시킨 큐레이션 공간도 마련된다. 

 

▲ [사진=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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