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관리 파고든 AI…전문가들 "확산보다 안전장치 우선"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1 10:54:47
의사 311명 실제 경험 분석…감정 정리·치료 접근성 향상 효과
망상 강화·과의존 우려도 확인…안전장치·거버넌스 구축 필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신건강 진료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AI를 치료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정리와 상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반면, 망상 강화나 자살·자해 위험 증가 등 부작용 가능성도 확인되면서 안전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고려대 안암병원]

 

11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전공의 311명의 실제 진료 경험을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는 정신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동시에 환자의 취약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양가적 기술(clinically ambivalent technology)'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경험과 인식, 도입 과제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의사들은 생성형 AI가 환자의 감정 정리, 자기관리, 치료 접근성 향상 등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일부 환자들은 AI를 활용해 자신의 감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정리하면서 증상 완화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도한 의존이나 부적절한 사용은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에서는 생성형 AI가 망상적 사고를 강화하거나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일부 사례에서는 자살·자해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환자가 AI의 답변을 의료진의 진단보다 신뢰하면서 치료 순응도와 의사-환자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의사들은 생성형 AI가 정보 제공과 환자 교육, 행정 업무 지원 등에서는 유용하지만 치료 관계 형성과 위기 상황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비언어적 신호와 정서적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사용자의 생각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특성이 오히려 왜곡된 신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진은 생성형 AI의 정신건강 분야 활용을 위해서는 거버넌스 및 책임체계 구축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임상적 검증 및 기술 신뢰성 확보 의료진 교육과 감독 체계 구축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생성형 AI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의료 AI보다 더욱 정교한 감독 체계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AI를 인간 치료자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디지털 헬스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 AI로 만든 정보, 진짜일까요? 공유 전 한 번 더 확인하세요.
  • 정보의 격차 없이, 누구나 디지털 세상에 닿을 수 있도록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에어아시아, 17년 연속 '세계 최고 저비용항공사'…운항 25주년에도 기록 경신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에어아시아가 세계적인 항공 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저비용항공사'에 17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운항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17회 연속 수상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면서 글로벌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에어아시아는 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스카이트랙스 세

2

중동전쟁 역이용 '15조 담합'…8명 중 2명 구속, OCI 김유신·PKC 장영수 영장 기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중동 지역 전쟁으로 원재료 수급이 불안해진 틈을 타 제품 가격을 담합해 15조원 규모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8명 중 2명을 구속했다. 업계의 관심을 끌었던 OCI 김유신 대표와 PKC 장영수 전 대표는 구속을 면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

3

이재명 대통령 “특검 권한서 공소취소 조항 삭제해달라”…국회에 공식 요청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권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의 공소취소 권한 논란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 대상에서 기존 기소 사건의 공소취소 및 처분 권한 조항을 전면 제외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국정 지지율 하락과 인사 검증 논란에 대해서는 “언제나 국민이 옳다”며 고개를 숙였고,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면서도 자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