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모발 에너지 대사 연구…아모레퍼시픽, 피부과학 R&D 강화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이 화장품업계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체중 감량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피부 처짐과 얼굴 볼륨 감소, 탈모 등 외모 변화에 대응하는 수요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주요 뷰티기업들도 관련 소재 발굴과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4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비롯해 국내 주요 뷰티기업들이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른 피부·두피 관리 수요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별 대응은 소재 개발과 고객사 제품 제안, 탈모 관련 기초연구, 피부과학 기반 제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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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P-1 비만치료제 확산이 K뷰티 시장에 새로운 성장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AI] |
이 같은 요인 중 하나로 열린 뷰티·바이오 관련 컨퍼런스에서도 GLP-1 치료제 확산에 따른 화장품 시장의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종합 바이오 컨벤션 ‘BIOPLUS-INTERPHEX KOREA 2026(BIX 2026)’에서는 ‘뷰티는 언제나 바이오였다: 레티놀에서 시크리톰까지, 생물학이 다시 쓰는 뷰티의 미래’ 세션이 개최됐다.
이날 이헌종 노브메타파마 부사장은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얼굴의 지방과 볼륨이 감소하고 피부가 처지는 이른바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 현상이 나타나면서 스킨부스터와 재생 에스테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LP-1치료제가 비만 시장과 뷰티 시장을 직접적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GLP-1 치료제 사용자들의 뷰티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GLP-1 소비자들의 뷰티 제품 소비가 약 30% 증가했다.
국내 화장품업계도 급격한 체중 변화 이후 피부 탄력이나 외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고 피부 관리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콜마가 관련 수요를 겨냥한 소재 제안에 나섰다.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바디케어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 체중 감량 이후 피부 탄력과 바디라인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비만치료제 확산을 계기로 체중 감량 이후 피부 관리라는 새로운 스킨케어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그간 축적한 R&D 역량과 고객사 제품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노하우를 바탕으로 관련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관련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 검토와 신규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중 감량 이후 피부 탄력과 바디라인 관리 수요와 맞물려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아디포넥틴 활성화 소재 등을 활용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한 바 있으며, 피부 처짐 개선을 위해 볼륨을 채워주는 펩타이드 소재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GLP-1 관련 화장품 시장은 약물 사용 자체를 전제로 한 제품보다, 체중 변화와 생활 변화에 따라 커질 수 있는 피부·두피 관리 수요와 연결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코스맥스는 헤어케어 분야에서 GLP-1 사용자의 탈모와 에너지 대사의 관계를 살펴보는 기초연구를 시작, 모발 성장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탈모 모델에서 모발 조직을 채취해 RNA 시퀀싱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분석 과정에서 탄수화물 대사 관련 경로의 발현이 낮아지는 양상을 관찰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모발 및 두피 상태와 에너지 대사 경로의 관계를 탐색하고, 특히 탄수화물 대사와 관련한 연구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는 현재 기초연구 단계의 관찰 결과로, GLP-1 사용자의 탈모 원인이나 특정 제품의 효능을 확인한 것은 아니며, 코스맥스는 앞으로 추가 연구와 검증을 통해 관련 경로와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실제 시장이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는 소비자 수요, 제품의 과학적 근거, 안전성 및 표시·광고 기준 등이 축적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특정 약물 사용과 화장품 효능을 성급하게 연결하기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겪는 피부·두피 고민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GLP-1 자체나 관련 작용기전을 화장품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성분의 특성, 피부 전달 가능성, 안전성 및 관련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피부과 시술 후 애프터케어와 탄력 관리 등 현재 확인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 개발을 이어가는 한편, 탈모와 대사 경로에 관한 기초연구도 진행하며 향후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확산으로 피부 탄력과 안티에이징 등 관련 스킨케어 분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고객의 다양한 피부 고민에 대응하기 위해 피부과학 기반의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글로벌 뷰티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 수요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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