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7건 수주·원전용 후판 확대…4분기'저 PBR 탈출' 카드 제시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직전 분기(1분기)보다는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 원재료 부담 완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용 철강재 공급 확대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장기간 저평가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연내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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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챗GPT4] |
현대제철은 3일 열린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IR)에서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6조1073억원, 영업이익 577억원, 순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3% 감소했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267.5% 증가했다. 주로 건설용에 쓰이는 봉형강 제품 등 주요 제품 가격 및 판매량 상승을 비롯해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된 점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 자동차 강판·후판 가격 인상 예고…공급 축소까지 겹쳐 판재류 '반등 기대'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분기를 기점으로 원가 부담이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한다.
김광평 현대제철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투입 원가는 2분기 말 시점이 가장 높은 피크(정점)였다”며 “3분기부터는 원재료 가격 안정화에 따라 투입원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매입한 고원가 원료탄과 철스크랩이 2분기 실적에 반영돼 수익성을 압박했지만, 3분기부터는 원가 부담이 줄어 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인 스프레드(마진)가 개선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동차강판 가격도 인상한다. 회사는 완성차 업체와 진행 중인 하반기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상반기 원자재와 스크랩 가격, 환율 상승분을 반영해 단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인상된 가격은 8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조선용 후판 역시 원가 상승분을 반영한 가격 인상도 추진중이다. 국내 조선 업체들이 2029~2030년까지 수주 잔고를 확보한 만큼 후판 수요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반기에는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이 감소하고 국내 철강업체들의 설비 보수로 공급 물량도 줄어들면서, 판재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현대제철은 전망했다.
◆ 철근부터 후판까지 한 번에…'토털 패키지'로 봉형강 흑자 노린다
회사는 건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봉형강도 가격 정상화를 통해 흑자 전환을 노린다.
김성민 현대제철 영업본부장(전무)는 “철근 유통 가격이 올랐으나 주원료인 스크랩 가격 상승 폭이 더 커 현재는 손익분기점(손해도 이익도 아닌 지점)에 다소 미달한다”며 “가격 정상화 흐름에 따라 조만간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제철은 제강사들의 공급 조절과 반도체·AI 전력망 관련 특수 물량이 봉형강 수익성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 일반 건설 수요의 회복 폭은 제한적이지만 대형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건설이 신규 철강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2026년 초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용 철강재 판매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 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7건을 신규 수주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GW)당 약 18만~20만톤, 메모리 반도체 공장 1기당 약 10만톤의 철강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제철은 철근과 H형강 등 봉형강부터 열연·냉연·후판까지 공급하는 전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철강재를 일괄 공급하는 ‘토털 패키지’ 전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의 ‘대한민국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연계해 반도체 팹 조기 완공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필요한 철강재 수요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 원전용 후판 키우고 美 철근은 '속도 조절'…현대제철 '선택과 집중'
원전 시장 대응도 강화한다. 차세대 원전 수요 증가에 맞춰 격납용기에 사용되는 고사양 후판 개발과 양산 체계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 3분기 중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차 파워트레인용 고내구성 소재와 수입 제품을 대체할 고강도 크레인 레일 등 고부가 제품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급증한 대미 철근 수출은 속도 조절에 나선다. 김성민 전무는 “미국 내 한국산 철근 수입 통계가 잡히며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하긴 어렵지만 리스크를 해징(분산)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출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통상당국의 제재 가능성을 선제 관리하면서도 수익성이 확보되는 물량은 선별적으로 수출하겠다는 의미다. 무리한 물량 확대보다 통상 리스크와 채산성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 AI·에너지 신사업에 주주가치까지…현대제철, '저 PBR 탈출' 승부수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도 준비하고 있다. 김광평 부사장은 “당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지속적으로 저평가된 점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또는 4분기 중 미래 투자 규모 및 중장기 비전과 연계한 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철강산업의 투자 매력 저하와 건설 경기 부진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의 발표 시점과 내용이 시장의 신뢰에 직접 영향을 줄 만큼에 중장기 투자계획과 사업 방향을 함께 제시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미국 제철소 투자로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AI와 에너지 산업 핵심 소재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통해 신규 수요를 선점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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