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위메프 인수계약 체결…‘티메파크’로 업계 재편할까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4-06 14:15:13
큐텐, 허민 대표의 원더홀딩스 보유 위메프 지분 전량 인수
3월 말 인터파크커머스 인수 후 1세대 이커머스 연합 완성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큐텐이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티몬‧위메프‧인터파크 연합으로 업계 재편을 노리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계획이 본 궤도에 올랐다.


지난 5일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위메프의 새 대표에는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 큐텐, 위메프 각사 CI

 

업계에 따르면 이번 큐텐의 인수는 위메프 창업자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가 지난해 말 국내에 돌아온 구 대표를 찾아가 요청하며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는 허 대표의 원더홀딩스가 지분 86.2%를 보유하고 있었다. 허 대표는 그간 위메프 매각설이 불거질 때마다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 왔다. 원더홀딩스를 통한 지분 지배력이 안정적이고 허 대표가 게임사 등 다른 사업도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경영권 매각의 주요 원인으로는 위메프의 실적 부진과 대주주 원더홀딩스의 경영난이 주효했을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위메프의 지난 2020년 매출은 3853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800억 원 줄었고 2021년에는 더 줄어든 2448억 원에 그쳤다. 2021년 기준 이 회사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대략 4%대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지주회사 격인 원더홀딩스의 자회사 원더피플이 최근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 제작사인 원더피플은 지난해 야심작 ‘슈퍼피플’과 ‘슈퍼피플 2’를 출시했으나 모두 흥행에 실패하며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과정에 대해 “인수계약이 마무리됐다는 점 외에 허 대표와 관련한 정보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큐텐은 이번 위메프 인수로 반년여 만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은 세 번째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품게 됐다.

지난해 9월 큐텐은 사모펀드 앵커 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PSA 컨소시엄이 갖고 있던 티몬 지분 100%를 자사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을 인수했다.

아울러 지난달 31일엔 야놀자로부터 인터파크 커머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 2월 인터파크에서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큐텐은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영권과 모바일 앱 ‘인터파크쇼핑’, ‘인터파크도서’의 소유권을 갖는다.

현재 티몬‧위메프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와 4%로 알려졌다. 인터파크커머스까지 더해 ‘티메파크’연합을 이루게 되면 이커머스 점유율 10% 대인 쿠팡에도 견줄만한 체급을 갖게 된다.
 

▲ 구영배 큐텐 대표 [큐텐 제공]

 

큐텐은 지마켓을 창업한 구 대표가 2012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구 대표는 과거 인터파크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사내벤처로 지마켓을 창업했다.

이후 그는 2009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이듬해인 2010년 싱가포르로 넘어가 큐텐의 전신인 이커머스 플랫폼 ‘지오시스’를 만들었다.

큐텐의 현지 점유율은 30% 이상으로 싱가포르 시장 1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큐텐은 ‘동남아의 아마존’으로도 불린다. 구 대표는 지난해 티몬을 흡수하며 약 10년 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했다.

구 대표는 큐텐의 해외직구 경쟁력을 국내 플랫폼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는 티메프‧인터파크 진영에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인 지난해 4분기 티몬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60%가 늘어났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큐텐은 이러한 시너지를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에도 적용해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큐텐은 해외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큐텐이 보유한 해외 판매자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큐텐 관계자는 이번 위메프 인수 이후 계획에 대해 “국내 판매자‧소비자 모두와 동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로 자리 잡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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