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배터리 판이 바뀌었다…AI·로봇·우주 등, '인터배터리 2026' 미래 산업 막 올라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2 10: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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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집결한 K-배터리…전고체·ESS·데이터센터 전력까지 '차세대 기술 전쟁'
LG엔솔·삼성SDI·SK온부터 소재 4사까지 총출동…전기차 넘어 AI 인프라 시장 정조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글로벌 배터리 행사인 ‘인터배터리 2026’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1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이 막이 올랐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비롯해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 소재, 데이터센터 모형 등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행사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배터리 산업이 이제는 캐즘(수요 정체) 여파로 AI·로봇·에너지 인프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인터배터리 2026[사진=메가경제]

 

지난 11일 개막날 현장은 그 자체로 ‘배터리 산업의 미래 지도’였다. 배터리 셀 제조사부터 소재·장비 기업까지 전 세계 수백 개 기업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고, 관람객들은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배터리 시장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업계는 새로운 수요처로 AI 데이터센터,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지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 변화가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 "전기차 다음은 AI"…배터리 산업의 무대가 바뀌다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차 중심 전시에서 ‘에너지 인프라 산업’ 전시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전시장 곳곳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시스템, 대형 ESS, 로봇용 배터리, 드론 배터리 등이 등장했고 기업들은 저마다 전고체 배터리와 차세대 소재 기술을 강조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고려아연,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LG화학 엘엔에프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총출동하해 ‘K-배터리 밸류체인’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 LG에너지솔루션, 드론·로봇 등 포트폴리오 넓히는 미래 실험실

 

▲LG에너지솔루션 전고체 배터리 설명 부스[사진=LG에너지솔루션]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는 작은 미래 도시처럼 꾸며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에서 ▲전고체 배터리(ASSB) ▲리튬메탈 배터리 ▲바이폴라 배터리 ▲나트륨 이온 배터리 등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를 공개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로봇과 드론 응용 사례였다.

 

LG전자의 서비스 로봇 CLOi가 실제로 움직이며 배터리 적용 사례를 설명했고, 의료용 혈액 운송 드론도 함께 전시됐다.

 

또 LFP(리튬, 철 인산) 기반 대형 ESS ‘JF2 DC Link 5.0’을 공개해 전력망용 에너지 저장 시장 확대 전략도 강조했다.

 

◆ 삼성SDI "AI 시대의 전력은 배터리에서 나온다"


▲삼성SDI가 선보인 UPS(무정전전원장치)[사진=메가경제]

 

전시장 맞은편의 삼성SDI 부스는 AI 데이터센터를 테마로 구성됐다.

 

거대한 데이터센터 모형과 함께 전력 공급 구조가 전시됐고, 그 중심에는 배터리 기반 전력 시스템이 놓였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에너지 밀도 700Wh/L급 고에너지 각형 배터리, 데이터센터용 BBU·UPS 배터리 시스템을 비롯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 등을 공개했다.

 

특히 삼성SDI는 황화물 기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도 소개하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론적으로 1000Wh/L 수준의 에너지 밀도 구현이 가능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는다.

 

◆ SK온, 안전 기술 강조한 '차세대 각형 배터리'


▲[사진=메가경제]

 

SK온은 이번 전시에서 배터리 안전 기술을 강조했다.

 

대표 기술은 ‘Prismatic On-Vent Cell(프리스매틱 온-벤트 셀)’이라는 배터리 안전 기술이 눈에 띄웠다.

 

이 배터리는 내부에서 발생한 가스를 특정 방향으로 배출하도록 설계된 구조로 열폭주 상황에서도 가스를 안전하게 배출해 배터리 팩 설계의 안전성 확보 등의 장점을 갖는다.

 

SK온 역시 데이터센터용 배터리와 ESS 솔루션을 전시해 전기차 중심 사업 구조에서 AI 인프라 에너지 기업으로의 확장 전략을 강조했다.

 

◆ 고려아연, 배터리 광물 공급망 공개


▲[사진=메가경제]

소재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곳 중 하나인 고려아연의 전시 부스는 ‘배터리 원료에서 소재까지’를 주제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황산니켈, 전구체, 안티몬,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동박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자회사 케이잼이 생산하는 친환경 동박 기술을 공개해 배터리 소재 공급망 경쟁력을 강조했다.

 

◆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전고체 배터리 소재 경쟁'

 

▲[사진=메가경제]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겨냥한 기술 경쟁을 벌였다.

 

에코프로는 전고체용 고체 전해질 전고체 양극재, 리튬메탈 음극 소재 등을 공개해 소재 풀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전시했다.

 

특히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 팩토리얼(Factorial)과 진행 중인 공동 연구도 소개해 글로벌 협력 전략을 강조했다.


◆ LG화학·엘엔에프, '차세대 양극재 경쟁


▲[사진=메가경제]

 

LG화학은 배터리 안전 소재 기술을 강조했다.

 

대표 기술은 열폭주 지연 소재로 배터리 화재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하이니켈 양극재 ▲중니켈 고전압 양극재 ▲LFP(리튬, 철, 인산) 및 LMR(리튬, 망간, 리치) 양극재 등 다양한 소재 포트폴리오가 함께 전시됐다.

 

엘엔에프 역시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고에너지 밀도 하이니켈 양극재 등 차세대 소재 기술을 공개해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 "배터리는 이제 산업 인프라"…시장 패러다임 변화


▲[사진=메가경제]

 

업계는 이번 인터배터리를 배터리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 전시회로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우주 산업 등 새로운 수요 산업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 에너지 밀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배터리 산업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AI와 로봇이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엑스 전시장에 모인 수많은 로봇과 드론, 그리고 차세대 배터리 셀들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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