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발간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8-10 13:24:23
대형 오피스 공실률 5.7%로 하락·소형은 7.8%
호텔은 객실 부족, 데이터센터는 전력 확보가 몸값 갈라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평균’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다.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투자자와 임차인 모두 가격보다 경쟁력이 검증된 자산을 찾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오피스는 건물 규모에 따라 공실률이 엇갈리고 물류센터에서는 임대료 격차가 벌어졌다. 호텔은 공급 부족,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인허가 확보 여부가 자산가치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지스자산운용 전략리서치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 2026년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 요약표 [이미지=이지스자산운용 제공]

 

◊ 금리 상승으로 조달 부담↑…부동산 투자도 ‘선택과 집중’


보고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극화’다. 금리가 오르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수록 모든 부동산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보다 안정적인 임차 수요와 현금흐름, 공급 희소성을 확보한 우량 자산으로 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업용 부동산을 둘러싼 거시환경부터 달라졌다.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물가는 지난 5월 3.4%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한국은행도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반면 실물경제는 정보기술(IT)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했다. 경기침체보다는 물가와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금리 상승은 상업용 부동산에 이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산을 매입하는 투자자에게는 차입 비용을 높여 수익성을 떨어뜨리지만 돈을 빌려주는 대출 투자자에게는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특히 은행권이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줄이면서 빈자리를 대체자본이 채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전년보다 1.5% 감소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9.1% 줄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존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리파이낸싱 수요와 은행권의 공급 축소를 고려하면 대출 펀드가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연간 32조~4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이지스자산운용이 제시했던 투자전략과 비교하면 변화도 읽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상반기 전망에서 부동산 자산과 대출 등 여러 투자방식을 연계해 수익과 위험을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캐피탈 앤드 에셋’을 올해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당시에도 금융당국의 부동산 구조조정과 은행권 부실채권(NPL) 증가 등에 따라 사모대출 시장에서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직접 자산을 매입하는 에쿼티 투자와 함께 대출을 공급하는 크레디트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돈을 끌어오는 능력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부동산 펀드레이징은 전년보다 19% 증가하며 회복했지만 자금은 대형 운용사에 집중됐다.

상위 20개 운용사의 평균 클로징 규모는 51% 증가한 반면 나머지 운용사는 30%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과 입지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누가 자산을 운용하는지까지 투자자들이 선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이 같은 현상은 강해질 수 있다. 대형 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채널이 다양하고 기존 투자 실적을 토대로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확보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운용사의 조달 능력이 자산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강해지고 있는 셈이다.

대형 오피스는 공실 줄고 소형은 늘었다. 임차인의 선택은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6.1%다. 전체 숫자만 보면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규모별로 나누면 방향이 정반대다.

연면적 약 1만 평(3만 3000㎡) 이상 대형 오피스의 공실률은 5.7%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연면적 약 5000평(1만 6500㎡) 미만 소형 오피스의 공실률은 1.1%포인트 오른 7.8%다. 대형과 소형 자산의 공실률 격차가 2.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임대료에서도 우량 자산의 강세가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 임대료는 전년 동기보다 5.1% 상승했으며 초대형 자산에서 상승 폭이 더 컸다.

앞으로 서울에 공급되는 오피스도 대형화된다. 2026~2031년 예정된 서울 신규 오피스 공급은 232만 평(767만㎡)이다. 이 가운데 39.6%가 연면적 5만 평(16만 5000㎡) 이상 초대형 자산이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약 92만 평이 초대형 오피스에 해당한다.

문제는 대규모 공급 자체보다 어떤 건물이 시장에 나오느냐다. 대형 신축 오피스는 넓은 업무공간과 최신 설비, 편의시설 등을 갖출 수 있어 대기업과 성장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대로 노후화된 중소형 오피스는 임차인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상반기 전망부터 프라임급 오피스 중심의 강세를 예상했던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 3분기 말 오피스 거래 규모는 16조 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증가했는데 주요 권역의 대형 오피스가 거래 증가를 주도했다.

하반기에는 임차인의 우량 자산 선호까지 뚜렷해지면서 프라임급 자산 중심의 코어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새로운 변수는 AI 기업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중장기적으로 AI 관련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과 기업 성장이 신규 오피스 임차 수요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물류센터에서는 자산 간 격차가 임대료로 나타났다. 대형 물류센터의 임대료는 연평균 3.8% 상승한 반면 소형 자산은 2.5% 하락했다. 규모에 따른 임대료 증감률 격차가 6.3%포인트에 달한다.

공급 측면에서도 대형 자산의 희소성이 커지고 있다. 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규제 강화로 연면적 5만 평(16만 5000㎡) 이상 초대형 물류센터의 신규 공급은 2023~2024년 연간 6건에서 지난해 한 건도 없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상반기 이지스자산운용은 높은 층고와 충분한 전력 설비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기 쉬운 물류센터를 우량 자산으로 평가했다.

물류센터가 단순히 넓은 창고에서 자동화·로봇 설비를 갖춘 물류 인프라로 바뀌면서 같은 규모라도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임차 경쟁력을 가를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 자본도 이 같은 자산을 골라 사고 있다. 지난해 국내 물류센터 거래에서 해외 투자자가 차지한 비중은 73%에 달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도심과 가까운 배송 거점인 라스트마일 자산과 2023~2024년 준공된 대형 신축 물류센터 등이었다.

결국 과거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물류센터 전반에 투자자금이 유입됐다면 이제는 입지와 규모, 설비 경쟁력을 갖춘 자산을 선별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기존 우량 자산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의 호텔 객실 공급은 관광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4·5성급 호텔의 객실점유율(OCC)과 판매 가능한 객실당 매출(RevPAR)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시장에서도 호텔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올해 1분기 국내 호텔 거래는 4건, 82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건, 2200억 원과 비교하면 거래액이 269% 증가했다.

해외 투자자들의 국내 호텔 입찰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호텔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역시 견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피스나 물류센터와 달리 호텔은 임대료보다 실제 객실을 얼마나 채우고 객실당 얼마의 매출을 올리는지가 자산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규 공급이 제한되면 핵심 입지의 4·5성급 호텔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입지보다 앞서 확인해야 할 조건이 생겼다. 전력이다. AI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요에 맞춰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쉽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비교해 공급 가능한 전력은 약 6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있더라도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데이터센터를 정상적으로 개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수도권의 전력계통영향평가 통과율은 비수도권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신규 데이터센터 개발도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외곽과 비수도권의 대형 프로젝트로 이동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상반기에도 서울의 부지 희소성과 전력 확보 문제로 경기 외곽·비수도권으로 데이터센터 공급이 분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토지를 확보했는지만큼 실제 사용할 전력을 확보했는지가 중요해졌다. 인허가와 전력을 이미 확보한 개발부지나 기존 운영 자산은 신규 개발보다 희소성이 커질 수 있다.

수익률도 글로벌 자본이 국내 데이터센터를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 수익률은 국고채 10년물 금리보다 약 2%포인트 높다. 보고서는 이 격차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데이터센터 거래 규모도 738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결국 AI 확산이 데이터센터 전체의 가치를 일률적으로 높인다기보다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해 실제 공급할 수 있는 자산에 프리미엄을 붙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상반기 ‘연계 투자’에서 하반기 ‘옥석 가리기’로


이지스자산운용의 올해 상·하반기 전망을 함께 보면 투자전략의 변화가 보다 뚜렷하다.

회사는 올해 초 상업용 부동산 투자전략으로 다양한 자산군을 연결해 수익성과 위험을 관리하는 ‘하이브리드 캐피탈 앤드 에셋’을 제시했다. 부동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출 투자 기회를 활용하면서 프라임 오피스와 자동화가 가능한 물류센터, 전력을 확보한 데이터센터 등 경쟁력 있는 실물자산을 함께 살펴보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이 같은 전략 안에서도 자산 선별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오피스는 ‘서울 오피스’가 아니라 대형·프라임급인지, 물류센터는 자동화와 대형 임차인을 수용할 경쟁력이 있는지, 호텔은 늘어난 관광 수요를 흡수할 입지와 등급을 갖췄는지, 데이터센터는 실제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했는지를 따져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는 싸게 나온 자산을 사는 것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만큼 안정적으로 임차인을 확보하고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투자수익률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동시에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기회가 생긴다. 은행이 대출 공급을 줄이는 상황에서 리파이낸싱이 필요한 우량 자산에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투자도 주요 전략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이지스자산운용이 강조하는 섹터별 투자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정책과 산업 환경, 공간 이용자의 수요 등 복합적인 요소에 대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며 섹터별 전문성을 투자전략의 주요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올해 하반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질문은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인가’보다 ‘어떤 부동산이 살아남을 것인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전략리서치실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의 키워드는 양극화”라며 “임차인은 대형 우량 자산으로, 자본은 전력과 인허가를 확보한 자산으로 움직이는 흐름이 섹터 전반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극화가 구조로 고착되는 시장에서는 우량 자산을 확보하는 힘과 유연한 자본 전략을 갖춘 투자자에게 기회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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