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라면 2000원 발언' 유통업계 초긴장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15:33:58
공정위 '본보기 철퇴' 나오나... '담합' 예의주시
배달앱 수수료도 수면 위 '상한제 도입' 급물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두 번째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라면 2000원’ 발언으로 물가 관리의 의지를 다졌다. 관련 업계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을 예고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특히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공약한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와 ‘온라인플랫폼(온플법)’도 수면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 이 대통령 '라면 2000원 발언' 유통업계 초긴장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두 번째 비상경제점검 TF 회의를 주재하며 “최근에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고 한다”며 “라면 한 개에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고 물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 물가를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다. 세상에 이유 없는 일이 없으니까”라며 “근데 물가 문제는 우리 국민한테 너무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혹여 가능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를 챙겨서 다음 회의 이전에라도 보고를 해주면 좋겠다”고 물가 관리에 만전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물가 단속을 언급하면서 유통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진 실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틀 만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언급하며 인력 충원 검토를 지시했다.

공정위는 최근 일부 가공식품의 인상 배경에 불공정 담합행위가 있었는지 집중 조사하는 중이다. 지난 2022년 5개 주요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은 공정위로부터 총 1350억원의 담합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2016~2019년까지 3년 동안 제품 가격과 편의점 마진율을 담합했다는 이유다. 당시 물가 상방 압력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본보기용 철퇴를 휘둘렀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재명 정부에서도 담합 과징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담합 외에도 원가 연동제 압박 수단도 거론되고 있다. 원재료(밀, 설탕, 유지 등)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자 가격이 내리지 않는다면 정부당국이 경고 또는 개선 권고를 내리는 조치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거론되는 기업은 이미지 타격과 같이 적잖은 압박이 가해진다.

가공식품 가격 외에 배달앱 수수료와 거대 온라인 플랫폼 규제도 수면 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민주당은 당 직속 위원회가 직접 개입해 수수료 상한제를 성사시키겠다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전 정부는 배달수수료 문제를 두고 플랫폼 업체와 입점 자영업자 간의 자율협의로 맡겼지만,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자영업자 단체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와 배달 플랫폼 총수수료 상한제 도입 협약을 맺었다.
수수료 상한제는 자영업자들이 배달앱 주문 음식을 판매할 때,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등에 상한액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을 직접 홍보할 정도로 배달앱 수수료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또 다른 공약이었던 온플법 실행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자는 취지의 온플법은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애플, 구글 등 국내외 거대 플랫폼이 규제 대상에 묶일 수 있다.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갑질 행위'를 규제해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법 위반 사항이 발생되면 신속하게 제재하는 '사전 지정제'가 핵심이다.

다만, 온플법은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의 규제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과 모호한 기준에 중복 규제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거대 플랫폼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입증할 방법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기에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강한 압박으로 일관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아직까지 이 대통령이 내건 공정경제 공약의 구체적 뼈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함께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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