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고혈압 남성 사례서 암진단 보험료 16.2% 낮아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어도 모든 보장을 유병자보험 방식으로 가입하지 않고 건강 상태에 따라 특약별로 심사 방식을 달리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질환과 관련성이 낮은 보장은 일반심사를 거쳐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병력 때문에 일반심사가 어려운 보장은 간편심사로 가입하는 방식이다. 유병자라는 이유로 모든 특약에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적용받던 기존 구조를 세분화한 것이 핵심이다.
교보생명은 ‘교보K-맞춤건강보험(무배당, 복합심사형)’에 적용한 ‘복합심사 인수특약’이 생명보험협회로부터 6개월간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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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교보생명 제공] |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사가 개발한 새로운 상품이나 제도의 독창성·유용성 등을 심사해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가 유사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일반심사보험과 간편심사보험으로 나뉘었던 기존 구조를 한 상품 안에서 결합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번 특약의 핵심은 보험 가입자를 단순히 ‘일반심사 대상’과 ‘간편심사 대상’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반심사는 가입자의 병력과 치료 이력 등을 토대로 보험사가 위험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심사가 까다로운 대신 건강 상태에 따라 간편심사보험보다 낮은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간편심사보험은 고지해야 하는 항목을 줄여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질병 이력이 있는 사람의 가입 문턱을 낮춘 상품이다. 보험사가 가입자의 위험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일반심사보험보다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 있다.
기존에는 특정 질환 때문에 일반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가입자가 간편심사보험을 선택하면 질환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보장까지 간편심사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교보생명은 이를 특약 단위로 나눴다. 먼저 일반심사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가입할 수 있는 특약에는 일반심사 요율을 적용한다. 일반심사 가입이 어려운 보장만 간편심사 방식으로 전환한다.
예컨대 고혈압 치료 이력이 있다고 해서 암과 뇌혈관·심장질환 보장을 모두 간편심사로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암 관련 특약이 일반심사를 통과하면 일반 요율을 적용하고, 병력 때문에 일반심사가 어려운 뇌·심장 관련 특약에는 간편심사를 적용할 수 있다.
보험 가입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차이는 보험료다. 교보생명이 상품 출시 당시 공개한 사례를 보면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40세 남성이 암진단 특약을 일반심사로, 뇌혈관·심장질환진단 특약을 간편심사로 가입할 경우 기존 간편심사보험과 비교해 암진단 특약 보험료가 약 16.2% 낮아졌다.
다만 16.2%는 모든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할인율이 아니다. 연령과 성별, 질병 종류와 치료 이력, 가입금액, 선택한 특약 및 보험사의 인수심사 결과 등에 따라 일반심사 가능 여부와 실제 보험료는 달라질 수 있다. 복합심사를 이용한다고 모든 특약을 일반심사 요율로 가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이 상품은 단순한 ‘보험료 할인 상품’이라기보다 가입자의 위험을 특약별로 다시 구분해 일반심사가 가능한 부분까지 간편심사 요율을 적용하는 상황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교보생명이 복합심사의 주요 대상으로 제시하는 고객도 이와 맞닿아 있다.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지만 보험 가입을 원하는 사람, 모든 보장에 간편심사 보험료를 적용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사람, 질환과 관련성이 낮은 보장은 일반심사로 가입하려는 사람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복합심사는 보험료를 낮추는 것과 함께 보장 공백을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일반심사에서는 가입자의 질병 이력에 따라 특정 질환이나 부위의 보장이 제한될 수 있다. 복합심사는 일반심사에서 가입하기 어려운 특약을 간편심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해당 위험에 대한 보장을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결국 건강한 부분은 일반심사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험료를 적용받고, 병력이 있는 부분은 간편심사를 활용해 보장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다.
가입자가 두 종류의 보험을 각각 청약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교보생명은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하나로 묶은 ‘원스톱 고지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한 번의 청약으로 특약별 심사를 진행하고 각각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입 설계 단계에서 시스템이 일반심사 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도록 했다. 고객이 일반심사로 가입할 수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한 채 간편심사 상품을 선택해 더 높은 보험료를 부담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도 일반심사보험과 간편심사보험이라는 이분법적인 체계를 벗어나 한 계약에서 두 가지 인수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했다.
복합심사 구조를 적용한 교보K-맞춤건강보험은 지난 6월 출시됐다. 주계약은 일반심사를 통해 사망을 100세까지 보장하고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 등 3대 질병을 중심으로 42종의 핵심 특약을 구성했다.
세부적으로 암 관련 21종, 뇌·심장질환 관련 15종, 수술·입원 관련 6종이다. 각각 일반심사형과 간편심사형을 마련해 건강 상태에 따라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입 연령은 만 15세부터 최대 76세까지다. 월 보험료 5만 원 이상 가입하면 3대 질병 치료 관리와 병원·의료진 안내 및 예약, 전문간호사 병원 동반, 간병인 지원 등을 담은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교보생명이 복합심사 상품을 내놓은 배경에는 만성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든 위험을 동일하게 평가하는 기존 유병자보험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회사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특약별로 일반심사와 간편심사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유병자·고령층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저렴한 보험료와 보장 공백 해소를 동시에 실현한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건강한 삶을 평생 지켜주는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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