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은 다르지만 쿠팡 향기가 솔솔"...마켓컬리, IPO 이상 없나?

김형규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6 13: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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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지역 충청권 까지 확대
호텔 패키지 상품 판매로 영역 확장

마켓컬리의 행보에서 쿠팡이 보인다.

마켓컬리는 지난 3월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김슬아 대표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상장을 예고한 이후 본격적인 기업 규모 확장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월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마켓컬리가 이에 자극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연합뉴스]

 

마켓컬리의 이러한 행보는 기업공개 계획을 밝히며 더욱 가속화됐다. 지난 2월 26일 김 대표는 사내 발표를 통해 마켓컬리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한다고 알린 바 있다.

마켓컬리는 김 대표가 지난 2014년에 설립해 올해 창립 7년 차를 맞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신선식품류를 새벽배송하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주력으로 성장했다.

대기업 계열이 아닌 스타트업이었던 탓에 사업 초기에는 식자재 공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곧 세련된 브랜드 디자인과 고품질의 식료품 공급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제품 사진에서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킨포크(kinfolk)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점이 차별화에 한몫했다. 킨포크는 동명의 미국 잡지에서 시작된 미니멀한 생활양식 풍조를 의미한다.

마켓컬리는 서서히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가다 지난 2019년에 유명 배우 전지현을 TV 광고 모델로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중 인지도를 크게 올릴 수 있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당시 마켓컬리의 물류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기 전이라 높아진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해 품절이 잦아지는 등 문제점도 발생했다.

이에 더해 비슷한 시기 쿠팡을 위시한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계 강자들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연이어 시작하며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 중 쿠팡은 자사 새벽배송의 강점을 그대로 살린 ‘로켓프레쉬’ 서비스로 신선식품군 새벽배송 시장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아 마켓컬리를 위협했다.

쿠팡은 지난 2010년 김범석 의장이 설립한 이커머스 기반 유통 기업이다. 사업 초기엔 소셜커머스 기업군으로 묶이기도 했으나 점차 온라인 쇼핑몰의 형태로 변모했다.

쿠팡은 마켓컬리가 창업한 해와 같은 2014년에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배송(당시 명칭 와우딜리버리)’이 인기를 끌며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쿠팡의 배송기사는 초기 ‘쿠팡맨’에서 현재는 ‘쿠친’이라 불리며 동종 업계에서는 유일한 100% 직고용제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쿠친들은 배송 차량과 유지비를 지원받고 4대 보험도 가입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쿠팡은 지난해 싱가포르의 OTT 기업 훅(HOOQ)을 인수한 후 12월에 자사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출시하며 플랫폼 기업으로 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쿠팡플레이 콘텐츠 볼륨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되며 쿠팡과 마켓컬리 모두 크게 성장한 한 해였다.

쿠팡은 이 여세를 몰아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했고, 지난 3월 상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5조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전북, 경남, 충북 지역의 물류센터 신설 계획을 밝혀 기업 규모를 끊임없이 확장 중이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은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됐다.

특히, 마켓컬리는 쿠팡에 이어 빠르게 연내 미국 증시 상장 의사를 밝히고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이다.

마켓컬리는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돼 있던 샛별배송 가능 지역을 지난 1일부터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시, 천안시, 아산시, 청주시, 등 충청권 지역까지 확장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각종 광역시를 비롯해 경남지역과 제주도에서도 새벽배송 중인 쿠팡에 비하면 아직 그 범위는 적지만 마켓컬리는 연내 전국 규모까지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샛별배송 지역 확장에 따른 배송기사 확보는 CJ대한통운과 협약해 해결했다. 이는 수도권 밖에서도 배송기사 직고용제를 유지하고 있는 쿠팡과 제일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 지난 4월 27일 마켓컬리, CJ대한통운의 MOU 현장에서 기념촬영 중인 김슬아 컬리 대표(왼쪽)와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내에서는 자체적인 물류망으로 마켓컬리만의 색깔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들어왔기에, 이번 CJ대한통운과의 물류 협업에 대해 소비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추후 지역 확대 여부에 대해 마켓컬리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남부 지역에서도 꾸준히 새벽배송 대한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 서비스실시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마켓컬리는 지난 1일 ‘컬리가 제안하는 호텔 다이닝 패키지’로 호텔 숙박 패키지 판매를 시작하며 상품군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호텔 패키지 관련 상품군은 쿠팡에도 이미 입점해있다. 쿠팡은 호텔뿐만 아니라 리조트를 비롯한 다양한 숙박 상품과 현지 여행 패키지도 판매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숙박‧여행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워커힐, 페어몬트 등의 유명 호텔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숙박권을 판매하기 시작해 마켓컬리와 쿠팡 모두 호텔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유통 지역과 상품군에서 본격적인 기업 규모 확장 중인 마켓컬리가 꼭 쿠팡을 따라 미국 증시 상장만 염두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한국 증시 상장 역시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는 예측할 수 없다.

마켓컬리 관계자 역시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4일부터 미래 성장형 기업의 상장 요건을 다소 완화한 코스피 상장규정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1조 원일 때 적자 기업도 코스피에 상장 가능해졌다.

현재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1조 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어 절차의 수월함으로만 보자면 한국 증시 상장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기업)이 해외 증시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네이버웹툰, 두나무 등과 함께 마켓컬리를 언급하며 “이들을 우리 시장에 붙잡아둬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의 이러한 행보는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성공에 자극받은 국내 유니콘기업들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갈 것을 경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마켓컬리가 과연 쿠팡을 따라 기업 규모 확장에 성공하고 미국 증시에 도전할지, 아니면 요건이 완화된 국내에서 상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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