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매각설 불붙는 ABL생명...매물 가치 '재무 주판알' 점검 중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6-05 17: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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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내부서 검토…기업가치 평가 매기기 돌입
작년 순이익 804억원 기록…목표액보다 100억원 ↑
저축성 보험판매 주력… 포트폴리오 아쉽다 평”
매물 매력도 비교우위에서도 낮아…성사여부 촉각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ABL생명보험이 최근 내부적으로 재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는 설이 나오면서 올해 안으로 매각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ABL생명은 동양생명과 함께 중국 다자보험그룹 산하의 외국계 보험사다.


▲ ABL생명보험 본사 전경. [사진=ABL생명보험사 제공]

5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ABL생명 매각을 위한 재검토 중이다. ABL생명은 앞서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실패 한 바 있다. 당시 매각 입찰에서는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PE 등 국내 사모펀드운용사(PEF)가 참여했다. 하지만 가격협정 과정에서 좀처럼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됐다.

ABL생명의 기업가치는 최소 3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1000~15000억원 사이로 가격을 매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2배 가까이 차이 나는 가격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간 딜 성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ABL생명보험 안팎에서는  지난 4월 전체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경영진들이 “매각은 올 초 중단됐다. 재추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총선 이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현재 경영진들은 작년 순이익 숫자와 올해 1분기 등의 결산 보고서 통해 재무적 상황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익효과가 개선될 시 매각 가치를 다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특히 IFRS17 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인해 ABL생명이 순이익 효과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실제로 ABL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804억원을 냈다. ABL생명의 순이익은 개선 추세다. 지난 2022년 4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작년에는 13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순이익 875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익이 지속 감소세를 보이다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ABL생명 내부 관계자는 "작년 순이익 목표는 40억원이었는데, 신 회계제도 도입으로 인해 CSM상각지표가 영업이익으로 반영되면서 예상보다 높은 수익 효과를 봤다"면서 "올해는 1000억원 정도 수익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수익효과가 크면 매물 매력 가치도 올라가 다시 매각추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ABL생명은 생명보험업권 고유의 영역인 종신보험보다는 제3보험영역인 건강보험의 판매 확대에 힘쓰고 있다. 제3보험이란 사람이 질병에 걸리거나 재해로 인해 상해를 당했을 때 또는 질병이나 상해가 원인이 돼 간병이 필요한 상태를 보장하는 보험을 말한다.

ABL생명은 올해 초 경증부터 중증장기요양까지 진단비와 간병비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ABL THE케어간병보험을 이달 초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상품은 장기요양등급 단계별 보장은 물론 선택 특약 가입 시 재가급여, 시설급여, 간병인 비용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약 가입을 통해 질병 또는 재해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 중 간병인 사용 또는 간호는 물론 간병통합서비스 사용 비용도 1회 입원당 180일 한도로 보장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ABL생명의 저축성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면에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지 않아 매수자 입장에서는 매물 가치가 크게 와 닿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FRS17 회계제도에서 보장성보험은 보험사의 미래 이익인 CSM(보험계약마진)의 축적으로 이어지는 반면 저축성보험은 보험료의 환급을 전제로 하는 만큼 단순 보험부채로 기록되기 때문에 이익 효과 면에서도 크지 않아 장기보장성 확대 부분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타 보험사나 잠재된 매물사인 동양생명과 비교해도 사실 ABL생명이 경쟁력이 강한 느낌은 없다"라며 "종신보험 관련해서 생명보험사들이 과도한 환급률 높이기 이슈로 인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기 시작해 종신보험 확장으로 포트폴리오 키우기 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결국 ABL생명은 매각을 다시 검토한다고 해도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매각이 성사 되려면 대형 사모펀드든 금융지주들이든 적극적으로 참전하고 매도자 측의 결단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다자보험그룹은 2022년 12월 ABL생명 매각을 위해 법률 매각 자문에 김앤장,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공식화 한 상황은 아니나, 내부적으로 재무적 가치평가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 매각 수순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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