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쏟아 부은 오리온제주용암수, 점유율 1%대…적자 줄여도 ‘빚의 벽’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2 10:05:40
영업적자 27억→1억·EBITDA 67% 급증…손익분기점 눈앞
부채비율 145.8%·차입의존도 57.5%…‘A1’ 뒤엔 오리온홀딩스 지급보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오리온이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키워온 제주용암수 사업이 긴 적자 터널의 끝자락에 다가섰다. 지난해 영업적자를 1억원까지 줄이며 사실상 손익분기점에 근접했지만,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 안팎이고 부채비율은 146%에 육박한다. 수익성 회복과 별개로 시장 체급과 재무구조라는 두 개의 벽은 여전히 높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오리온제주용암수의 2025년 매출은 174억원으로 전년 154억원보다 약 13% 증가했다. 2020년 80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 [사진=챗GPT]

 

◆ 영업손실 ‘27억→1억’…흑자전환 눈앞

 

수익성 개선 폭은 두드러졌다. 지난해 EBIT(영업이익)는 -1억원으로 전년 -27억원에서 적자폭을 사실상 지워냈다. 2020년과 2022년 각각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EBITDA도 36억원에서 60억원으로 66.7% 증가했고 EBITDA 마진은 23.2%에서 34.5%로 뛰었다. 다만 당기순손실은 28억원으로, 2024년 93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순이익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690억 투자에도 점유율 1%대…‘삼다수 벽’

 

문제는 시장 존재감이다.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삼다수가 40% 안팎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아이시스와 백산수가 뒤를 잇는 ‘1강 2중’ 구도가 굳어져 있다.

 

반면 제주용암수의 점유율은 업계 추정 기준 1% 안팎이다. 오리온은 2016년 제주용암수를 인수한 뒤 생산설비 등에 약 690억원을 투입했지만 시장 판도를 흔들 정도의 체급은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하루 200톤 수준이던 취수량 제한이 해제되면서 판매 확대 여지는 커졌다. 중국 등 해외시장 확대도 성장 돌파구로 꼽힌다. 결국 생산능력보다 ‘얼마나 팔 수 있느냐’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부채비율 146%…매출 늘어도 차입 부담 여전

 

재무구조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총자산은 2020년 1278억원에서 지난해 1022억원으로 줄었지만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600억원에서 587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47.0%에서 57.5%로, 부채비율은 90.7%에서 145.8%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도 535억원에 달한다. EBITDA 개선으로 순차입금/EBITDA 배율은 15.8배에서 8.9배로 낮아졌지만 차입 부담 자체는 여전히 크다.

 

 ‘A1’ 뒤엔 오리온홀딩스 지급보증

 

한국기업평가는 오리온제주용암수가 발행하는 기업어음에 최고 수준의 단기 신용등급인 ‘A1’을 부여했다. 다만 해당 등급은 오리온홀딩스의 지급보증을 전제로 한다.

기업어음 발행금액과 보증한도는 각각 105억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보고서에서 “오리온홀딩스의 지급보증은 동 기업어음 신용도의 근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성장했고 EBITDA 마진도 21.2%를 유지했다. 2025년 오리온홀딩스 연결 실적에서 오리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98.2%, EBITDA 96.0%에 달한다.

 

결국 제주용암수는 매출 증가와 영업적자 축소로 흑자전환을 눈앞에 뒀지만, 690억원 안팎의 투자에도 1%대에 머문 시장점유율과 146%에 육박한 부채비율은 여전히 숙제다. 취수량 규제까지 풀린 만큼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보다 실질적인 이익창출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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