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④ 한국의 K-방역이 시사하는 점

김송호 / 기사승인 : 2021-02-16 12:33:43

지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번 여당의 압승이라는 결과는 '코로나19'의 덕분(?)이라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졌다가 총선 직전에 10퍼센트포인트 이상 올라갔는데, 이는 코로나19에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한국이 가장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백신 확보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 등이 부각되면서 K-방역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측면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진자 수 감소, 높은 완치율 등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에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특히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진단 키트를 만들어 내어 실제 적용하고, 드라이브스루 진단 등 한국 특유의 진단 방식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이면서 세계 각국의 지원 요청까지 받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 합동참모본부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서 군 관계자들이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를 받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한국이 코로나19에 대해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단결하는 한국의 국민 정서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의병으로 맞서고, 외환위기를 금 모으기로 극복했던 민초들의 저력이 이번에도 나타났다고 생각된다. 코로나19 대응에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혼란에 휩싸이고 있는 다른 많은 국가들과는 달리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것이 한국의 코로나19 극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보여 진다.


진단과 방역, 치료를 정부 주도로 시행한 것도 초기 대응에 성공한 두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물론 전염병 예방법에 의한 정부 부담 원칙도 주효했지만, 한국이 비교적 건강 보험 등 공공 의료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등에서는 진단 검사를 받으려면 중증 현상이 나타나야 하고, 개인적으로 받으려고 하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진단부터 치료까지 국가가 부담하니 빨리 환자를 가려내어 확산을 방지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의료 시스템의 미비는 미국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많고 사망자가 많은 나라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선진국은 공공 의료보다는 민간 의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시장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자본주의 논리가 의료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원격 의료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를 공론화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코로나19와 유사한 전염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원격 의료 시스템이 필요하긴 하지만, 의료 시스템은 공공성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지켜야만 한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K-방역의 세 번째 성공 요인으로는 투명성을 들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들과 함께 극복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외국에 비해 확진자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피해가 큰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투명성의 원칙은 무엇보다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는 정부와 지자체가 발표하는 각종 대책, 예를 들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종교 시설과 개인 사업장의 폐쇄 등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K-방역의 네 번째 성공 요인으로는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 정부는 민간 기업들과 협력하여 진단 키트와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전염병 전문가들을 방역에 적극 참여시켜 방역 지침 등에 의견을 반영시킴으로써 효율적인 방역 체계를 구축하였다. 

 

몇몇 국가들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방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경제 논리를 앞세우면서 갈팡질팡 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에서 보여준 정부와 민간 기업들의 긴밀한 협력 체계는 앞으로 닥칠 인공지능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보여준 한국의 K-방역 시스템은 한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K-방역에서 배운 소중한 교훈을 잘 간직하고 활용한다면 앞으로 닥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국민(민초)들의 힘을 믿고, 공공 의료 시스템을 지키고, 투명성을 유지하며,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는 K-방역의 교훈을 앞으로도 계속 간직하길 바란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송호
김송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메가이슈토픽] "AI데이터센터, 짓는 것보다 채우는 게 중요"…산업계, 국산 기술 활용 촉구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국내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전력 공급과 인허가 규제를 개선하고 국산 반도체·전력·냉각 장비의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전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와 공동으로 'AI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

2

종로구, 7일 ‘2026 육의전 축제’ 개최 … 조선 최대 장터가 청계천에 다시
[메가경제=문기환 기자] 종로구는 오는 7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청계천 장통교 일원에서 ‘2026 육의전 축제’를 개최한다. 조선시대 서울의 대표적인 상업 거리 운종가의 활기를 되살리는 이번 축제는 '운종가, 사람이 구름처럼 모이는 길'을 부제로 정했다. 운종가(雲從街)는 조선시대 지금의 종로 네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거리다.

3

한국영유아보육교육진흥원, 교원 1만5000명 역량 강화…유보통합 현장 실행력↑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한국영유아보육교육진흥원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장 실천 중심의 교육과정 연수를 확대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유보통합 정책에 맞춰 교원의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높이고 영유아 교육·보육 서비스의 질적 격차를 줄이겠다는 취지다.한국영유아보육교육진흥원은 3일 유아·놀이 중심 교육과정 실행력 강화와 생태영유아교육을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