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 코로나19가 한국 사회에 남긴 과제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3-09 09: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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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에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큰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존재도 잘 모르던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극복의 모범 사례(아직 완전하게 극복한 것은 아니지만)인 한국에게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면서 한국인의 자긍심이 높아졌다.

요즘 유행하는 말대로 코로나19 이전(BC)의 한국과 코로나19 이후(AC)의 한국의 위상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한국의 OECD 가입 후 20여 년이 지난 이제야 제대로 OECD 국가가 되었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BTS 등이 일으키고 있는 K-팝 열풍, 봉준호 감독이 이룬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 등과 더불어 코로나19 극복의 대명사가 된 K-방역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19는 한국에 시련과 더불어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과제를 남겼다. 가장 큰 과제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이 입은 피해와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파급 효과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절실한 고민을 던져 주었다. 
 

▲ 코로나19 여파에 각 대학들이 올해도 비대면 수업과 제한적인 대면 수업을 병행하기로 하면서 개강과 입학 특수를 누리던 대학가 상권이 폐업, 휴점 등이 속출하며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일 서울 서대문구 대학가 인근 폐업 점포. [서울= 연합뉴스]

 

코로나19는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의한 일자리 감소의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었고, 일자리 감소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기본소득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본소득처럼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지급되었다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진다.


두 번째 과제는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자연스럽게 펼쳐질 비대면 기술이 코로나19로 인해 자연스럽게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19 진단과 치료를 위한 비대면 원격진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한 인터넷 강의가 실현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코로나19 등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비대면 기술의 도입이 필요하지만, 이는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인공지능 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역할도 했지만, 코로나19가 인공지능 도입에 의해 나타날 부작용을 미리 보여준 셈이기도 하다.

세 번째 과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실행한 협력 체계를 앞으로 닥칠 인공지능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약품 개발을 위해서 오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한 데 반해,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인·허가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진단 시약과 치료제 개발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기업에도 이익이 되고, 국민 안전에도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문제는 기업의 이익은 확실한데, 국민 안전이 불확실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정부의 규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설사 국민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기존 일자리의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것은 정부가 고민해봐야 할 과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가 고쳐야 할 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이번 기회에 반찬을 공유하는 식생활을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초기 확산의 대부분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었다는 점을 보면 그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식사 중에 대화를 하면서 나온 비말이 반찬에 묻을 가능성이 높고, 젓가락에 묻은 침 분비물이 반찬에 묻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염려가 높기 때문이다. 

 

식사 중에 나누는 대화에 의한 전염을 어떻게 방지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유된 반찬은 각자의 개인 접시에 덜어다 먹도록 하여 반찬 공유로 인한 전염병 전파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고쳐야 할 점은 경제성장에 대한 집착이다. 코로나19의 위기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경제 침체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마이너스 경제성장이 아니라, 누구를 위한 경제성장인가 하는 문제다. 

 

정부에서는 경제침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추경예산을 투입하는 등 확장 예산을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경제성장 노력이 대기업들의 배를 불리고, 결국 부자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이번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본 계층은 뭐니 뭐니 해도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층이다. 경제성장률이라는 수치 자체에 집착해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 해소와 서민층의 생존 문제 해결을 등한시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정부가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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