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IT종사자 75% 이상 "망분리·데이터결합 규제로 AI 개발 불편"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8 12:00:28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과 자문서비스 제공 등 금융권의 AI 활용이 점점 다양화, 고도화되는 가운데 데이터 활용과 공유 관련 규제 등으로 금융권의 AI 활용 필요성에 비해 실제 활용도는 저조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 그래픽=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금융지주, 은행, 증권, 보험 등 116개 금융사의 IT 직무 종사자를 대상으로‘AI 활용현황과 정책개선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8%가 ‘업무상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나, 실제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51.0%에 그쳐 필요성과 활용도 사이에 큰 격차(37.8%p)가 있었다.

  

다만 응답기업 다수(69.6%)는 AI 관련 신규사업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고,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13.2%에 그쳤다. 

  

또 향후 3년간 AI 기술에 대한 투자기조도‘비약적 확대’(10.3%) 또는 ‘점진적 확대’(57.8%)하겠다는 응답이 68.1%에 달해 ‘현상유지’(21.6%), ‘축소’(4.9%)보다 훨씬 많았으며, 이에 따라 향후 금융권의 AI 활용도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AI를 활용 중인 금융회사들의 활용분야는‘동향분석 및 금융상품 개발’(47.5%)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챗봇 등 고객응대’(41.5%), ‘고객분석 및 성향 예측’(31.5%),‘보이스피싱 예방 등 이상거래탐지’(25.5%) 등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었다. 

 

 AI 활용에 따른 금융회사의 인력수요에 대해서는‘증가’응답이 41.4%로‘감소’(6.9%)보다 많았다. 또 향후 3년간의 인력 수요도‘증가 전망’(40.2%)이 ‘감소 전망’(25.5%)보다 많았다. 금융권에서는 AI의 인력 대체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아직은 관련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대기업이라도 AI 전문 인력 영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금융 업종이 각종 규제로 다른 업종보다 IT 발전이 늦고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개선돼야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가 수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AI 도입과 활용 애로사항으로는 응답자의 65.7%가‘규제로 인한 활용제한’을 꼽았다. 이어‘인프라·기술력 부족’(52.5%),‘비용·인력 부족’(47.1%), ‘금융사고 대비 미흡’(42.6%),‘양질의 데이터 부족’(39.7%) 등도 함께 지적되었다. 

 

AI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의 구체적 사례로는 ▲ 망분리 규제(76.5%) ▲ 데이터 결합 규제(75.0%) ▲ 금융지주 계열사간 데이터 공유 규제(73.3%) 등을 들었다. 

 

이중 망분리란 보안상 이유로 내부망과 외부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아예 PC를 분리해 쓰는 ‘물리적 망분리’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개발업무는 인터넷을 통해 접근 가능한 AI 모델 등을 적극 활용하는데, 금융권은 인터넷 접속이 크게 제약돼 자체 모델·서비스 개발에 애로가 많다. 응답자들은 우리도 미국과 EU 등 주요국처럼 보안 수준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연구개발 목적 등 한정된 망분리 적용 예외사유를 생산성 향상 등으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현재 데이터 결합을 희망하는 경우 반드시 정부가 지정한 제3의 데이터 전문기관에 신청해 전송받고, 활용 후에는 즉시 파기하도록 돼 있다. 절차는 2개월 정도가 소요되는데, 동일 데이터라도 다시 필요하면 매번 결합을 신청해야 한다. 기업들은 이런 불편을 보완해 데이터 축적과 적시 활용을 위해 데이터를 파기하지 않고 저장, 공유, 개방토록 금융샌드박스로 지정된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서비스를 확대하고 상시 제도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다양한 계열사간 고객정보를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현행법상 내부 경영관리 목적으로만 허용된 고객정보 공유규제를 영업·마케팅 목적으로도 확대 허용해달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편으로 응답자의 61.8%는‘기술발전에 비해 제도정비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1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에 대해 내용이 추상적이어서‘활용하기 어렵다’(53.4%)거나‘잘 모르겠다’(37.8%)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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