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자영업] ‘연 100만 폐업’ 현실화…내수 한파·고금리가 낳은 비극

박성태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1: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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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세통계 집계 이래 최초 100만 돌파…2026년 1분기 대출 1095조·연체액 22.3조 역대 최대
3년 연속 최저임금·원자재 상승에 내수 침체 장기화…‘버틸수록 손해’ 한계 자영업 폐업 물결
단순 자금 지원 넘어 고용안정망 편입 및 폐업·재기 종합 로드맵 마련 시급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대한민국 경제의 허리를 담당해 온 560만 자영업자들의 생존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내수 침체 여파로 매출은 급감한 반면, 임대료·인건비·원자재 가격 등 고정비용은 폭등하면서 버티다 못해 문을 닫는 ‘年 100만 폐업 시대’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2024년 집계 기준)에 따르면, 연간 폐업 신고 사업자는 100만 8282명을 기록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부의 지원금 지급과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로 연명하던 한계 사업자들이 상환 시점 도래와 내수 한파라는 이중고를 맞닥뜨리며 '지연된 폐업'으로 내몰린 결과다.

 

 

▲ 기사 내용에 맞게 AI 이미지 제작


◇ “버틸수록 빚만 늘어”…대출 1095조원, 연체율 10년 9개월 만에 최고
 

자영업자 위기의 가장 치명적인 고리는 금융 부실 위험이다. 지난 6월 3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대출 잔액은 약 1095조 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부실 위험 역시 역대 최고치로 치달았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자영업자 연체액은 2026년 1분기 말 기준 22조 3000억 원에 달하며, 연체율은 2.04%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2분기(2.05%) 이후 10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한계 상황의 다중채무자 대출 잔액이 645조원(1인당 평균 3억 9000만원)을 차지하는 등 빚의 질이 가파르게 악화됐다.
 

현장에서는 '나홀로 사장'의 증가와 자영업 비중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도 감지된다.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무급 가족봉사자나 나홀로 영업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폭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다시 샐러리맨으로’ 갈 곳 없는 자영업자…고용 시장 2차 충격
 

문제는 폐업 이후의 삶이다. 자영업을 접더라도 침체된 임금 노동 시장으로 재취업하기가 극도로 어렵고, 폐업 과정에서 철거비 및 원상복구비 등 수천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와 물가가 점차 안정세를 찾는다 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의 누적된 부채 부담을 상쇄할 만큼의 대대적인 매출 회복은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수 침체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자영업 폐업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산업연구원 신동한 부연구위원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폐업 증가는 영세 자영업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을 보인다"라라며 "단순한 경기 침체 차원을 넘어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적응하지 못한 자영업 구조 전반의 역동성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폐업 대란이 단순히 소상공인의 몰락에 그치지 않고, 상가 공실률 증가, 자산 가격 하락, 서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기 전체를 끌어내리는 나비효과를 유발한다고 지적한다.
 

 구조개혁 및 재기 지원책 등 연계 시급
 

전문가들은 자영업 구조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자영업자들의 연착륙을 돕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단순한 자금 주입식 연명 지원에서 벗어나 ▲부실 채권에 대한 적극적인 채무 조정 및 감면을 비롯해 ▲임대차 및 배달 수수료 등 고정비용 구조 개선, ▲폐업 희망 자영업자에 대한 재창업 및 재취업 원스톱 지원 체계 구축 등이 종합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100만 폐업 시대는 한국 경제의 내수 자생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자영업자들을 사회안전망 내로 흡수하고 경쟁력을 갖춘 소상공인 위주로 재편할 수 있는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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