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끊자 전기차 시장 ‘급랭’…독일·영국·일본 다시 돈 푼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2 13:56:17
미국은 세액공제 종료 뒤 수요 둔화…정책 역주행 부담
KAMA 정 회장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필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25년 들어 다시 가파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지난해 세계 전기차(BEV) 판매량은 1,496만 대로 전년 대비 30.5% 늘었다. 2024년까지 성장률이 16.3%까지 떨어지며 '전기차 둔화론'이 득세했지만, 1년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을 끊은 나라는 어김없이 시장이 얼었다. 전기차 보급률 30%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보조금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라고 전망했다.
 

▲ 전기차 보급 확대위해 보조금 정책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챗GPT]

이번 반등의 배경에는 주요국의 정책 전환이 있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거나 폐지했던 국가들이 시장 둔화를 경험한 뒤 다시 지원 확대로 방향을 틀고 있다.

독일은 2023년 말 예산 위기를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을 전격 조기 종료했다가 이듬해 전기차 판매가 27.4% 급감하는 충격을 겪었다. 유럽 최대 전기차 시장이라는 타이틀마저 영국에 빼앗겼다. 결국 독일 정부는 2026년 1월 보조금 제도를 재도입했다. 가구 소득 8만 유로(약 1억 4,000만 원) 이하 소비자에게 최소 3,000유로(약 520만 원)에서 최대 6,000유로(약 1,040만 원)를 지원한다.

영국도 같은 전철을 밟았다. 2022년 승용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한 뒤 개인 구매 비중이 2024년 기준 전체 전기차 판매의 20%에 그쳤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7월 3만 7,000파운드(약 6,510만 원) 이하 차량에 대해 최대 10%(최대 3,750파운드, 약 660만 원) 할인 보조금을 재도입했다.

일본은 2026년부터 전기차(EV) 보조금을 기존 85만 엔에서 130만 엔(약 1,170만 원)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55만 엔에서 85만 엔으로 대폭 늘렸다. 여기에 탄소 배출량을 낮춘 친환경 철강을 사용하는 제조사에는 최대 5만 엔의 추가 보조금도 지급한다.

반면 미국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9월 30일 세액공제 방식의 전기차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전면 폐지했다. 그 결과 2025년 미국 전기차 증가율은 1.0%에 머물렀다.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이번 보조금 폐지로 2027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30%, 2030년까지는 4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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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차 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2023~2024년 연속 역성장 이후 2025년 22만 177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50.1% 반등했다. 2026년 1~2월에는 4만 1,293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166.9% 급증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 시 최대 10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 신설 제도가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초임에도 일부 지자체 보조금이 이미 소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기화물차 부문의 소진 속도가 빠르다. 3월 18일 기준 전국 160개 지자체 조사 결과, 전기화물차 보조금 접수율은 평균 80.3%에 달했다. 승용(59.4%)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생계형 전기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추가 보조금 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대진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은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주요국 사례를 보면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지원 정책이 전기차 수요 확대와 시장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전기차 누적 보급 목표(420만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조금의 지속적인 유지와 함께 보다 강력한 수요 창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수요 측면과 생산 기반에 대한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현행 구매 보조금 제도는 수요 확대에는 효과적이지만, 국내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 정책이나 일본의 생산세액공제와 같은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병행해 상호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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