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안전기술에 최소 63억원
현대건설 앵커 출자자로 참여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현대차증권이 처음으로 정책펀드의 단독 업무집행조합원(GP)을 맡아 105억원 규모의 재난안전 펀드를 조성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드론 등을 활용해 산업현장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거나 위험 작업을 무인화하는 기업 등에 최소 63억원을 투자한다. 현대건설도 앵커 출자자(LP)로 참여해 투자기업의 기술을 실제 건설·플랜트 등 산업현장에서 검증하고 사업화하는 데 힘을 보탠다.
현대차증권은 한국벤처투자가 주관한 ‘모태펀드(관광·스포츠·국민안전) 2026년 6월 수시 출자사업’ 재난안전 분야 위탁운용사로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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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증권 사옥 전경 [사진=현대차증권 제공] |
이번 선정으로 현대차증권은 모태펀드에서 50억 원을 출자받는다. 여기에 현대건설 등 민간 출자자 자금 55억 원을 더해 총 105억 원 규모의 ‘에이치엠에스(HMS) 첨단안전 S.A.F.E. 신기술사업투자조합(가칭)’을 결성할 예정이다.
모태펀드는 정부가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벤처펀드 등에 출자하고, 선정된 운용사가 민간자금을 추가로 모아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이번 조합도 정부 자금 50억 원에 민간자금 55억 원을 결합해 전체 운용 규모를 105억 원으로 키운다.
현대차증권이 정책자금을 받아 단독 GP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P는 펀드의 투자 대상 발굴부터 심사, 투자 집행, 사후관리와 회수 등 운용 전반을 담당한다. 현대차증권은 그동안 다른 운용사와 역할을 나누는 공동 업무집행조합원(Co-GP) 방식으로 정책펀드에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조합 결성과 운용, 투자 의사결정을 단독으로 책임진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단순한 자금 출자를 넘어 유망 기업을 직접 발굴하고 투자한 뒤 후속투자와 기업공개(IPO) 등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은행(IB) 사업과의 접점도 넓힐 수 있다.
투자 대상은 재난안전 기술기업이다. 전체 결성금액의 60% 이상을 AI·드론·로봇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재난안전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105억 원 규모로 펀드가 결성될 경우 의무투자 비율 60%를 적용하면 최소 63억 원이 해당 분야에 투입되는 셈이다. 재난안전산업 진흥법상 특수분류 기업을 비롯해 매출 가운데 재난안전 사업 비중이 10% 이상인 기업,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산업 활성화 사업 참여 기업 등이 주요 대상이다.
투자 범위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뿐 아니라 예방 단계까지 포괄한다. 현대차증권은 재난안전 투자 영역을 ‘S.A.F.E.’라는 4개 분야로 나눴다. 감지·예측(Sensing&AI), 위험공정 무인화(Advanced Robot), 현장 통제(Field Protection), 긴급 대응(Emergency Response)이다.
초기에는 이 가운데 감지·예측과 위험공정 무인화 분야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배분할 계획이다. 사고가 난 뒤 피해를 줄이는 기술보다 AI 등을 활용해 위험을 미리 찾아내거나 사람이 수행하던 위험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예방 기술에 먼저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현장 실증을 마친 기술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로보틱스·드론 기업의 재난안전 산업 진출도 유도한다.
이번 펀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현대건설의 참여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앵커 LP로 자금을 출자하는 동시에 투자기업의 기술을 검증하고 실제 수요와 연결하는 산업 파트너 역할을 맡는다.
재난안전 기술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사업화의 중요한 단계다. 기술력이 있어도 실증할 현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용화와 매출 확보까지 이어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대건설은 건설·플랜트·에너지·원전 등 대형 산업현장과 ‘H-Safe 오픈이노베이션’ 등의 채널을 활용해 투자기업의 기술 실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역할도 나눴다. 현대건설이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발굴하고 실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면 현대차증권은 기업의 재무 상태를 심사하고 투자구조를 설계한다. 이후 성장 단계에서는 후속투자와 IPO 연계도 추진한다.
현대차증권은 현대건설의 미래사업 추진 방향과 펀드 운용을 연계해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 수요를 투자 대상 선정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현장의 수요가 우수한 기술기업을 부르고 성공 사례가 다시 더 좋은 기업을 불러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번 조합의 목표”라며 “현대건설과의 협업이 이러한 구조를 현실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앞서 ‘KDB-HMG 제로원 신기술사업투자조합’, ‘HMG 제로원 3호 신기술투자조합’, ‘KDB 모빌리티·이차전지 오픈이노베이션 조합’ 등을 운용하며 대기업의 산업 수요와 스타트업 기술을 연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OI) 펀드에 참여해 왔다.
이번에는 정책펀드의 단독 GP로 운용 범위를 넓힌다. 조합 결성 이후 투자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증·표준화 대응과 현대건설·협력사 및 외부 수요처를 통한 매출 연계, 후속투자와 IPO 컨설팅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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