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은행 금리인상 반박 경기판단 '엇박자'

이필원 / 기사승인 : 2017-12-06 17: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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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금리인상 너무 성급했다...인하할 여지 충분"

[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해 성급했다고 판단하면서 오히려 지금 시점에서는 금리인하 여지도 충분하다고까지 주장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경기판단에 대해 견해를 달리했다.


이는 거시경제정책을 다루는 양 국가 기관의 시각이 완전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여서 국민들 사이에 정부정책 판단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켰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6일 경제전망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볼 때 이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를 조절할 정도의 물가 상승세는 감지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KDI는 그동안의 정부 통화정책의 완화적 정책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은행의 판단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측은 일개 연구기관에서 낸 견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KDI는 한국경제의 '반도체 편중 현상'을 경고하며 올해 성장률과 내년 성장률을 각각 4월 전망치보다 0.5%p·0.4%p 상향조정한 3.1%, 2.9%로 내놓았다. 정부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3%로 제시한 것에 비춰 보면 올해는 높고 내년은 낮다.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보다 낮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 돌발변수에 취약할 수 있다는 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KDI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기구나 한은과도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IMF와 OECD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3.2%와 3.0%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10월 전망에서 올해 3%, 내년 2.9%를 예상했다. 최근엔 이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KDI가 내년에 2.9% 성장률을 예측하면서 내놓은 경기진단은 "경제의 개선 추세는 전반적으로 견실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3% 이상의 성장이 가능하다. 이같은 올해 성장률은 반도체가 이끌었다.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설비투자를 늘리게 한 요인이다. IMF와 OECD가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이유기도 하다.


KDI는 그러나 내년에 대한 판단은 달리 했다. 내년 반도체의 가격이 올해처럼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지 않았다. 김현욱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반도체 사이클의 호황국면이 지속될 것인지 많은 견해가 있지만 중립적인 견해를 가지고 전망을 했다"고 말했다.


KDI가 주목한 또 다른 경제지표는 고용이다. 최근 경기회복세가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에 집중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폭은 정체되고 있다. KDI는 내년 취업자 증가폭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본다. 성장률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의존하는 모습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 경기 개선도 반도체 가격하락 등 교역조건 악화의 충격이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의 위험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증가율 전망치는 14.7%다. 그나마 수출은 올해(2.4%)보다 조금 더 확대된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증가율은 1.5%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성장의 흐름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에서 내년 거시경제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총지출을 증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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