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터리 3사, 7월엔 중국 추격 구름판 놓나?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06-26 0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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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배터리 전략 발표에 완성차 큰손 스텔란티스 조달 물량 결정까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에게 7월은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반도체 전략에 이어 정부가 K배터리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4위 수준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전환과 관련된 사업소개와 함께 배터리 조달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미래차에 쓰일 배터리 시장은 향후 업계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승부처다. 그런데 아직 미래차에 어떤 종류의 배터리가 주로 쓰일지 예상하긴 어렵다.

주요 배터리기업들은 완성차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협업체계를 구축해 수요와 공급의 합을 맞춰가고 있다.

미래차에 쓰일 배터리는 빠른 충전속도와 용량 등 고성능과 안정성이 당면한 과제다. 그런데 현재의 기술만으론 두 이슈가 딜레마다.

배터리 양전극에 포함되는 니켈과 코발트 조성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니켈이 많아지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쓸 수 있지만, 안정성이 낮아진다. 안정성 문제는 코발트가 해결하는데, 그러면 가격이 비싸져 경쟁력이 떨어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 9일과 10일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 2021에서 이와 같은 숙제 해결의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풀이방식은 상이해 주목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나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의 장점을 모두 취하는 NCMA 배터리를 내세우고 있다.

NCM은 고용량과 긴 수명이 장점이고, NCA는 안정성이 높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NCMA는 니켈을 대량 포함하고 있으면서 값비싼 코발트 비중은 줄이고, 대신 알루미늄을 첨가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라며 "존처럼 3개의 물질로 구성된 구조를 벗어나 총 4개의 물질로 구성해 성능, 안정성, 가격 경쟁력도 갖춰 올 하반기부터 생산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배터리에 주목하며 향후, 지속적으로 니켈 비중을 높여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방향을 소개했다.

장혁 삼성SDI 부사장은 "망간을 양극재에 도핑하면 코발트 없이도 안정성을 구현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니켈 94%의 ‘하이니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대형 배터리를 구성하는 소형 배터리 단위인 각 셀마다 고내열 성능의 수계양면 코팅 분리막을 적용한 것.

이존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개발센터장은 "셀 하나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번지지 않아 전체적인 안전성을 구현할 수 있었다"며 "2억7000만개의 제품을 출하했는데, 그 중 화재 이슈가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열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물질을 추가로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사에 비해 성능이 낮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월부터 4월 사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중국의 CATL이 32.5%로 1위다.

국내 3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 21.5%로 2위, 삼성SDI가 5.4%로 5위, SK이노베이션이 5.1%로 6위 수준이다. 3사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CATL 점유율을 밑돈다.

중국 시장의 팽창으로 CATL, BYD와 같은 중국계 기업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그에 반해 2020년 점유율 23.9%로 1위였던 파나소닉은 3위로 물러났다.

엎치락뒤치락이 계속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앞서 언급처럼 완성차와 배터리기업의 협업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과 프랑스의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합병해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글로벌 4위 수준 완성차기업으로 시장 점유율 9%에 달한다.

산하 브랜드는 지프, 램, 푸조, 시트로엥, 오펠, 마세라티, 알파 로미오 등.

특히 2025년부터 스텔란티스는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배터리기업에게 '큰손'으로 부각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7월 온라인으로 발표할 예정인 전기차 생산 및 배터리 조달 계획에선 연 28Gwh에 달하는 배터리 신규 발주와 관련된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약 30조원 가량으로 추산되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1, 2공장의 연 배터리 생산량 22Gwh를 넘어선다.

더욱이 이번 발주는 2024년까지 물량이며, 신차 출시를 모두 전기차로 갈아치우는 2025년부터는 배터리 수요가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연히 이번에 스텔란티스와 협업체계를 구축한 배터리기업이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되는 형국이다.

국내 3사가 스텔란티스 발주 물량은 가져온다면, 특히 내부시장 팽창으로 급성장한 중국 업체들과 경쟁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업계에선 국내 3사가 가진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내부시장 중심인 중국기업에 비해 국내 3사는 유럽과 특히 미국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유리하다.

조지아주에 공장을 짓는 SK이노베이션만이 아니라 GM과 협력하는 LG에너지솔루션도 생산기지를 갖췄다.

삼성SDI가 미국 생산공장이 없는데, 향후 발표할 구체적인 미국 투자계획에서 주요 파트너가 스텔란티스로 거론되기도 한다. 삼성SDI는 유럽 공장에서 피아트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오는 7월 8일엔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에서 지난 5월 있었던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와 흡사하게, K배터리 전략 보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민간기업들의 투자와 기술개발 계획 발표와 함께, 정부는 ▲배터리 산업 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 예산 지원 방안 ▲배터리 산업 인프라 및 인센티브 방안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 및 투자계획 ▲금융·세제 지원 방안 등의 포괄적인 K배터리 지원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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