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 “카지노 관련 부정적 인식 전환 시급”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4 12:05:14
40년 카지노 현장 경험 바탕 협회 설립…“산업과 사회 연결하는 역할 할 것”
“카지노 역기능 관련 중독 예방·치료까지 업계가 책임져야”
“카지노 인력 재교육·재취업 지원할 방침”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국내 카지노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카지노를 단순한 사행산업으로 바라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관광·호텔·MICE·쇼핑·공연 등이 결합된 복합 관광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관리와 책임도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복합리조트 중심으로 카지노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업계 역시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제도 정비, 전문인력 양성, 책임도박 체계 구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오랜 기간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의 역할과 목소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40년 넘게 카지노 산업을 경험한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은 업계의 변화와 함께 산업과 사회를 연결하는 전문단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국내 카지노 산업이 처한 현실과 변화 방향, 업계가 안고 있는 과제,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기원 회장과 카지노산업전문인협회의 역할을 짚어봤다.-편집자주-  

 

“카지노라는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카지노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만 보고 산업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카지노도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여러 관광 콘텐츠와 연결되는 하나의 산업입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에서 만난 이기원 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회장은 이날 국내 카지노 산업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로 ‘인식’을 꼽았다. 카지노가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제도권에 들어온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회적으로는 도박이나 사행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기원 회장은 지난해 사단법인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송년총회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돼 회원들의 박수 속에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40년 넘게 카지노 현장에서 일해온 이 회장은 이 같은 인식의 간극을 줄이는 것을 자신이 이끄는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보고 있다. 단순히 카지노 사업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단체가 아니라 산업의 긍정적인 기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알리는 전문 단체로 협회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 지난 3일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에서 이기원 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 40년 카지노 현장 경험이 협회 설립으로

 

이 회장과 카지노 산업의 인연은 19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우연한 계기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산업을 접하게 됐다. 이후 1982년 라스베이거스의 한 한식당에서 당시 파라다이스그룹 고위 관계자를 만나 카지노 업계에 들어올 것을 권유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카지노와 인연을 맺었다.

 

1983년 워커힐 카지노에 입사한 그는 이후 카지노 현장의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미국 네바다대학의 국제게임연구소에서 경영 관련 교육도 받았다.

 

이 회장은 “카지노에 들어온 이후 딜러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업무를 경험했다고 생각한다”며 “현장에서 시작해 관리와 경영까지 카지노라는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직접 배웠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뒤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서도 임원으로 일했다. 민간 카지노 사업자뿐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와 복합리조트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국내외 카지노 산업의 흐름을 폭넓게 접했다.

 

그에게 카지노는 단순히 게임을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호텔과 쇼핑시설이 필요하고,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연과 MICE 같은 콘텐츠가 결합된다. 카지노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이 연결되는 구조를 직접 경험하면서 카지노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카지노는 카지노장 하나만 놓고 보면 도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산업의 구조는 훨씬 복합적”이라며 “호텔과 관광, 쇼핑, 공연, MICE 등이 함께 움직이는 관광산업의 플랫폼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카지노 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부터 바꾸겠다”

 

그가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 설립에 참여하게 된 배경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카지노 업계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전문가들이 있지만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산업 발전을 위해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지노 산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사업자와 정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현장에서 오랫동안 쌓인 전문성이 정책과 사회적 논의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판단도 있었다.

 

이 회장은 “카지노 산업을 오랫동안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 산업을 제대로 설명하고 필요한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카지노를 무조건 옹호하는 단체가 아니라 산업의 장점과 문제점을 모두 이야기할 수 있는 전문단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협회가 내세우는 첫 번째 목표 역시 카지노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그는 “카지노가 관광산업의 한 분야가 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카지노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카지노 산업의 실체와 역할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카지노의 그림자도 외면하지 않겠다”

 

다만 이 회장은 카지노 산업의 긍정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카지노를 둘러싼 도박중독과 사회적 부작용 문제를 외면해서는 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은 “카지노가 도박산업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며 “카지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독이나 사회적 문제가 있다는 것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업계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정부가 알아서 하라고 하면 안 됩니다. 업계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협회는 도박중독 예방과 치료 문제를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

 

특히 청소년 도박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서울시의회 지원을 받아 청소년 도박중독 예방과 치료를 주제로 정책 논의를 진행했고, 앞으로도 관련 세미나와 정책 활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카지노 산업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카지노를 이용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시스템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책임도박과 중독 예방은 카지노 산업 발전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협회의 세 번째 역할은 ‘사람’

 

이 회장이 협회의 주요 역할로 강조하는 또 하나는 카지노 종사자에 대한 지원이다.

 

카지노 산업은 서비스와 전문성이 중요한 산업인 만큼 현장에서 축적된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지노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이 퇴직한 뒤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퇴직자와 경력자에 대한 재교육, 재취업 지원, 지역 카지노와의 인력 매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카지노에서 수십 년 동안 일한 사람들은 상당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며 “그 경험이 퇴직과 함께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카지노에서 인력이 필요할 때 경험이 있는 퇴직자들이 다시 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협회가 할 수 있다”며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라 산업의 인력 생태계를 지원하는 조직으로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직원 교육 역시 협회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현장 서비스 교육부터 카지노 업무에 필요한 전문교육까지 업계가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협회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 “대학보다 전문교육기관 통한 인력 양성 필요”

 

이 회장은 카지노 인력 양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카지노 산업이 주목받을 때마다 대학에 관련 학과가 만들어졌다가 산업 상황이 나빠지면 학과가 사라지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그는 “카지노 딜러 업무는 일정 기간 전문교육을 받으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 기술”이라며 “반드시 4년제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영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 전문교육기관이나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지노 종사자에 대한 체계적인 자격관리도 필요하다고 봤다.

 

카지노 직원은 현금과 게임을 직접 다루는 만큼 단순 서비스 직군과는 다른 수준의 전문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카지노 직원은 고객을 상대하는 동시에 현장에서 돈을 직접 취급한다”며 “교육뿐 아니라 일정한 자격과 신원 검증을 거친 인력을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협회가 정부와 업계 사이 가교 역할해야”

 

이 회장은 협회의 역할을 업계 내부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정부와 국회가 카지노 산업을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전문협회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카지노 관련 법·제도 마련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현장의 구조와 카지노 사업의 특성을 설명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1990년대 관광 관련 법제도가 정비되는 과정과 이후 강원랜드 설립 논의 과정에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산업 현장을 모두 알 수는 없다”며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도가 바뀌면 사업자와 직원, 고객에게 어떤 영향이 생기는지를 설명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가 정부와 업계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자의 목소리만 전달하는 단체가 아니라 산업 전체를 보고 이야기하는 단체가 돼야 한다”며 “필요한 부분은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면 업계 입장에서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카지노 관련 컨설팅과 교육에 힘쓸 예정

 

이 회장에 따르면 협회는 카지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과 직원 교육, 서비스 교육 등을 통해 자체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비영리 법인인 만큼 안정적인 재정 기반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협회가 지속적으로 활동하려면 자체적인 수익 기반과 함께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가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에 좌우되지 않으면서도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를 협회의 외연을 확대하는 시기로 보고 있다. 언론 인터뷰와 기고, 정책 세미나 등을 통해 카지노 산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대하고 정부와 지자체와의 접점을 넓히는 것이 주요 과제다.

 

청소년 도박중독 예방·치료와 관련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시에 카지노 종사자들을 위한 교육과 서비스 교육 등을 강화해 협회가 현장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조직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아직 협회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카지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협회가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알려야 하고 정부나 지자체에도 협회의 역할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의 목소리가 커지려면 결국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산업 발전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중독 예방이나 일자리, 교육처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73세에 다시 시작한 일…재미와 의미가 있다”

 

73세의 나이에 협회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은 이유를 묻자 이 회장은 의외로 담담하게 답했다.

 

당초에는 현업에서 물러나 여유롭게 지낼 생각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몸담았던 카지노 산업에 대해 자신이 가진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점에서 다시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그가 지금도 매일 아침 하는 일은 카지노 관련 뉴스를 찾아보는 것이다.

 

국내 뉴스뿐 아니라 해외 카지노 산업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새로운 사업과 제도, 시장 변화를 살펴본다고 했다.

 

이 회장은 “카지노 산업에 대해서는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다”며 “매일 아침 국내외 카지노 관련 뉴스를 찾아보는 것이 하나의 재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협회 활동은 단순한 경력 연장의 의미도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생활을 유지하려면 먹고사는 문제도 있어야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 있어야 하고,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회장은 협회 활동을 통해 이 세 가지를 모두 찾았다고 했다.

 

“협회가 아직 작지만 해야 할 일이 많다. 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돕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줄이고, 정부에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

 

40년 넘게 카지노 현장을 경험한 그의 시선은 이제 개별 카지노 사업장을 넘어 산업 전체를 향하고 있다.

 

이 회장이 협회를 통해 만들고 싶은 것은 카지노 사업자를 위한 또 하나의 이익단체가 아니다.

 

카지노를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을 무조건 부정하는 대신 산업의 현실을 설명하고, 산업이 가진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보여주는 전문단체가 그의 목표다.

 

그는 “카지노 산업이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업계 스스로도 달라져야 한다. 좋은 것만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것은 고치고, 사회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면서 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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