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흔드는 '은닉 지분' 공방… 김준기 명예회장 겨냥한 소액주주, 강제처분 카드 꺼내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1: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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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발 이어 금융당국 개입 '이중고'
위장계열사·공시 위반 의혹에 지배구조 리스크 부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DB하이텍 소액주주들이 김준기 창업 회장의 은닉 의혹 지분을 겨냥해 금융당국에 강제 처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고발에 이어 금융당국까지 움직일 경우, 단순한 주주권 분쟁을 넘어 기업의 자본시장 질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챗GPT4가 구현한 김준기 DB그룹 명예회장[사진=DB그룹]

 

19일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연대)는 전날 금융감독원(금감원)에 김 창업 회장의 의혹과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그가 취득·은닉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분 전량에 대해 강제 처분 명령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요구의 근거로는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1항, 이른바 ‘대량보유보고 의무’ 위반 시 강제 매각까지 명할 수 있는 규정이 제시됐다.

 

이번 진정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향후 주총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올해 정기 주총에서 제기한 각종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출발점으로 내년 주주총회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압박 시나리오를 구상해 최대주주 측 우호 지분 축소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DB하이텍 지분의 약 28.34%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액주주 측은 이 중 일부가 공시되지 않은 ‘은닉 지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의결권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숨은 지분이 존재할 경우, 주주총회 결과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안의 민감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논란의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조사에서 드러난 ‘위장 계열사’ 의혹의 사실 여부로,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DB그룹이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법인들을 활용해 기업집단 규제를 회피하고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검찰 고발에 나선 상태다.

 

◆ '우회 지배 수단' 활용 의혹

 

앞서 김 명예회장은 삼동흥산(지분 2.17%)과 빌텍(지분 1.35%) 등 은닉 의혹과 관련해 ‘우회 지배’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들 지분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을 회피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으로 꼽혀 왔다. 소액주주들은 이를 단순한 계열사 운영 문제가 아닌, 의도적인 지배력 유지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150조 제1항은 5% 이상 지분 보유 시 공시 의무를 부과하는 ‘대량보유보고 제도’의 핵심 조항으로 이를 위반할 경우 금융위원회가 일정 기간 내 해당 지분의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시장 투명성과 공정한 의결권 행사를 보장하려는 취지가 담긴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다. 2004년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취득 과정에서 보고 의무를 위반하자,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장내 매각을 명령한 바 있다.

 

◆ '지배구조 투명성' 관건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기업 내부 분쟁을 넘어 ‘지배구조 투명성’이라는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공정위의 검찰 고발과 금융당국의 제재 여부가 맞물릴 경우, DB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정거래 특별조사위원회 신설 ▲내부거래위원회 도입 ▲위장 계열사 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법원 검사인 선임 권고 등 다수의 주주제안을 상정한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주주총회 안건 통과 여부가, 중장기적으로는 금융당국의 판단이 향후 지배구조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슈는 단순한 지분 분쟁이 아니라 공시 의무, 의결권 제한, 계열사 규제 회피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라며 “금융당국이 어느 수준까지 개입하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 지배구조 규제의 기준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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