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하이선’ 북상…산업수도 울산 ‘나 떨고 있니?’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09-04 16:09:41
  • -
  • +
  • 인쇄
조선·자동차·석유화학·제련 등 주요 기업 태풍 대비 총력
중소 협력업체들 지붕 등 구조물 고정, 침수 방비 ‘비상’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태풍 ‘마이삭’보다 훨씬 더 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오는 7일 한반도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산업 수도 울산 지역의 주요 기업들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삭의 강풍 위력을 경험한 기업들은 공장 자체 구조물에 대한 안전 조처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수출 대기 자동차와 대형 선박 등 생산 제조품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바다와 닿아있는 수출선적장 주차 차량을 모두 안전지대로 옮겼다. 평소 수출선적장에는 완성차 5천대 가량이 대기하고 있으나 침수 피해를 우려해 이동 조치했다. 현대차는 또 공장 내 배수로는 모두 정비하고 비상종합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 로프 보강 중인 선박 [사진= 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은 태풍 마이삭 때 내린 조치를 유지한다.

건조 완료 단계인 선박 13척은 서쪽 해안으로 피항했고, 안벽(부두시설)과 도크(dock)에서 건조 중인 13척은 로프를 보강해 단단히 묶었다. 특히, 지난 3일 마이삭이 울산을 강타했을 때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서 계류 중이던 선박 1척이 안벽 쪽으로 기울어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던 터라 안전 여부를 세밀히 점검 중이다. 파도가 넘어올 수 있는 구역에 있는 선박 블록은 모두 이동시켰다.

◆ 수출 대기 차량 옮기고 건조 선박 묶고
울산에 위치한 중소형 조선소인 세진중공업도 모든 공장 배수로와 맨홀 등을 점검하고 모래주머니, 펌프, 비상 조명 등을 배치했다.

해상 오염 대비 방재 장비도 구축한 상태다.

마이삭 때 정전 등으로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야 했던 석유화학단지와 온산공단 기업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마이삭 때 입은 피해를 아직 완전히 복구하지 못했다. 4일 현재 건물 패널과 일부 깨진 유리창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 정리를 급선무에 두고 다가올 태풍에 대비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비상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 현장마다 비상대응 작업표준에 맞춰 중요 시설을 사전 점검 중이다.

◆ 석유화학업체, 정전 대비 점검·비상근무 돌입
삼성에스디아이 울산사업장도 풍수해 방지 당직 반을 운영하며 건물 외부 자재를 실내로 옮기고 강풍에 날릴 우려가 있는 시설을 보완 조치했다. 외부 작업을 중지했으며 비상 상황 발생에 대비해 비상근로자 2명이 상주한다.

석유화학공장들은 특성상 공장 가동이 멈추면 생산 원료 등이 굳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태풍 특보 발효 시 정전 대비 비상 근무에 들어간다.

 

▲ 울산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 연합뉴스]

제련업체인 LS니꼬동제련도 태풍 진로와 도달 시각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있다. 정전과 안전사고 등에 대비해 연락망을 구축하고 탈락 위험 시설물, 침수 우려 시설물, 위험물·유해화학물질 저장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 중이다.

◆ 중소기업들도 비상…“많은 비에 기계 침수되면 어쩌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 역시 피해 예방에 여념이 없다.

자동차와 조선 협력업체 등 80여 곳이 모여 있는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 기업체들은 철제 지붕과 벽체, 철골 구조물 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공장 구조물에 대형 문이 달려있어 넘어질 것에 대비해 안전 조치 중이다.

산 아래 있는 업체들은 많은 비가 비탈을 타고 내려올 것을 예상해 모래주머니를 배치했다.

매곡산단 입주기업체협의회 관계자는 “마이삭 때는 그나마 비가 적게 내렸는데, 하이선이 강풍에다 많은 비까지 몰고 오면 각종 기계가 침수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7일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오전 9시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고수온역에서 태풍 눈이 보일 정도로 매우 강하게 발달하며 북서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이 영향을 받고 태풍의 동쪽에 위치한 울산은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준혁
임준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치과의사 이지영, ‘2025 미스유니버스코리아 시즌2’ 진 등극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2025 미스유니버스코리아 시즌2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서 닥터이지치과 원장이자 ㈜닥터이지케어랩 대표인 치과의사 이지영이 클래식 부문 ‘진’에 당선됐다.이번 대회는 단순히 외모를 평가하는 무대가 아니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서는 아름다움의 기준을 묻고, 각자의 인생 경험과 내면의 깊이를 통해

2

다크 앤 다커, 대법원행…넥슨 상고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온라인 게임 ‘다크 앤 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신생 게임사 아이언메이스 간 장기 법정 공방이 결국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2021년부터 약 4년간 이어진 양측의 저작권·영업비밀 침해 분쟁은 최종심으로 넘어가며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26일 게임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아이언메이스와 최주현 아이언메이스 대표 등을 상대

3

네이버클라우드, JB금융과 ‘'AI 금융' 본격화…"여신 심사까지 AI 투입"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네이버클라우드는 JB금융그룹(광주은행·전북은행·JB우리캐피탈)과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양측은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공동 목표로 삼았다. 이번 협약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