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조양호, 대한항공 경영권 상실…스튜어드십코드 운용 본격화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3-27 12:23:51
  • -
  • +
  • 인쇄

[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됐다. 대한항공의 2대 주주 국민연금의 개입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조 회장의 사례를 시작으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활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빌딩 5층 강당에서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 등 4개 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됐다.


조 회장의 연임안 부결은 전날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 행사를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 = 연합뉴스]

대한항공 정관은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찬성 66.66% 이상이 필요하지만, 2.5% 남짓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대한항공 주식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56%다. 외국인 주주는 20.50%, 기타 주주는 55.09%를 보유하고 있다. 기타 주주에는 기관과 개인 소액주주 등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대한항공 이사회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성공적인 서울 개최 등을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반면 국민연금은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했다. 시민사회단체 역시 국민연금과 뜻을 같이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도 조 회장 연임 반대 권고를 내놓았다. 해외 공적 연기금인 플로리다연금(SBAF), 캐나다연금(CPPIB), BCI(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 등도 의결권행사 사전 공시를 통해 조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의 움직임은 외국인·기관·소액주주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999년 부친 고(故) 조중훈 회장을 뒤이은 조양호 회장은 20년 동안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등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으로 사회에 물의를 빚었다. 조 회장 본인 또한 270억원 규모의 횡령과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결국 조 회장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로 경영권을 잃게 된 최초의 대기업 총수가 됐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오너를 상대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한결
강한결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하나님의 교회, '양주 고읍지구' 새 성전 준공...지역사회 소통 강화 기대
[메가경제=이준 기자] 경기 양주시 고읍지구에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의 새 성전이 들어서며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나눔을 확대할 새로운 거점이 마련됐다. 27일 하나님의 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사용승인을 받은 '양주고읍 하나님의 교회'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대지면적 19

2

이프아이, 내년 2월 8일 대만 첫 팬콘서트 'Blooming Valentine' 개최
[메가경제=김지호 기자] ‘5세대 핫루키’ ifeye(이프아이)가 대만 팬콘서트 개최를 앞두고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글로벌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ifeye(이프아이, 카시아 라희 원화연 사샤 태린 미유)는 26일 공식 SNS를 통해 ‘2026 ifeye 1st FAN-CON in TAIPEI [Blooming Valentine]’의 포스터를 전격

3

'나솔사계' 22기 상철-26기 경수, '자기소개 타임' 후 용담에게 급 호감
[메가경제=김지호 기자] ‘나솔사계’가 뜨거운 로맨스로 2026년 새해의 포문을 연다. SBS Plus와 ENA의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는 2026년 새해 첫날인 1월 1일(목) 방송을 앞두고 용담이 ‘인기녀’로 등극한 ‘골싱 민박’의 반전을 담은 예고편을 공개했다. 이번 예고편에서 22기 상철은 “백합 님이랑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