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품은 신세계···롯데와 차이는 청사진이 있고 없고

박종훈 / 기사승인 : 2021-06-16 13: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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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우군 네이버 잡으며 실탄 확보는 물론, 시너지 기대

국내 이커머스 판도를 흔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가 맞수 롯데보다 먼저 웃었다.

현지 시각 15일 열린 미국 이베이 본사 이사회에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의 손을 든 것.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 신세계그룹 제공)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를 5조원 규모로 희망했지만,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써낸 금액은 이에 못미쳤다. 업계는 네이버와 손잡은 신세계가 4조원을 넘는 금액, 롯데는 이에 못미쳐 3조원 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절대강자가 없었던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2020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60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1위인 네이버가 26조8000억원, 쿠팡이 20조9000억원, 이베이코리아가 20조원 규모로 빅3를 구성하고 있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채널 SSG.COM은 거래액 3조9000억원 규모로, 본입찰까지 경합했던 롯데온 7조600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신세계는 단숨에 거래액 기준 2위 규모로 외형을 키운다.

시너지에 대한 복안···신세계는 있고, 롯데는 없었다?

한편, 본입찰을 즈음해 신세계와 네이버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며, 일각에선 일찌감치 승자를 점치기도 했다.

양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네이버가 총 인수금의 20%를 부담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번 입찰에 뛰어든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는 든든한 실탄을 수혈한 것이다.

또한 국내 빅테크 대표주자인 네이버가 가진 온라인 유통채널에서의 강점과 실제로 이커머스 비즈니스에서 거래액 기준 시장점유율을 봤을 때, 향후 그룹 전체 유통부문 사업에서 시너지가 크다고 판단됐다.

네이버 역시 자사 쇼핑 카테고리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은 갖추고 있지만, 소화할 수 있는 물목엔 한계가 있었다. 플랫폼 강자라는 이점 말고는, 기존 유통 공룡들의 시스템과는 괴리가 크다.

아울러, 후발주자인 쿠팡의 거센 도전에 신세계와 네이버 모두 대응책 마련이 시급했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기성 유통기업인 신세계에는 온라인 채널에서 강점을,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에는 직배송 등 전통 유통기업도 소화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무기 삼아 일취월장해 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인들의 쇼핑과 소비패턴이 급변하는 시기, 화제를 독점했던 것은 쿠팡이었다.

업계 일각에선 지난 3월 '온·오프라인 동맹'으로 불리던 네이버와 신세계의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당시부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놓고 큰 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에 반해, 온라인 채널 강화를 도모하던 롯데쇼핑은 절치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전통의 유통 강자로서 역사를 부정하는 이는 없지만, 온라인 전환에 있어선 굼떴다는 평가를 어떻게 만회할 지가 숙제다.

롯데그룹 계열사 온라인 통합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지난 2019년, 그마저도 통합 앱인 '롯데온'이 출시된 것은 2020년 4월에 이르러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부분이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시너지를 생각하는 양사의 차이다.

통합 앱 '롯데온'의 뒤늦은 출범 이후에도 초반 앱과 서비스가 불안정하다거나, 기존 골수 회원들의 등급을 초기화하며 자잘한 잡음이 일었던 바 있다.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후발 주자들이 소비자들의 눈을 혹할 대형 이벤트로 주목을 끄는 데 반해, 마케팅 활동도 잠잠했던 편이다.

온라인 세계를 꿰뚫고 있는 우군을 얻은 신세계와는 달리, 롯데가 가진 고객 빅데이터는 정작 온라인 이용자들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이미 범람하는 '추천'에 심한 피로도를 느끼고 있다. 기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더라도, 정작 분위기와 문화를 읽지 못한다면 또 다시 실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계속돼야 하는 법. 롯데 관계자는 "아쉽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 모색할 것"이라며 "향후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이제 막 인수협상 대상자가 결정된 것에 불과하다.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신세계가 거래액 기준 단순 사칙연산 수준으로 향후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주름잡을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롯데가 그동안 부족했다고 평가받는 부분, 또한 이번 입찰 과정에서 '망설였던' 지점이 신세계라고 해서 완벽한 솔루션을 쥐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향후 격화일로를 걷게 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가 주목된다.

 

[메가경제=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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