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진에어 내부 고발...저가항공사 현실도 지적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8 15: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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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앱에 기장 이어 정비사와 운항사도 열악한 처우 토로
진에어 측 "사실과 다르며 국토부 규정 준수"
일각에서는 열악한 저가항공사 현실도 지적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진에어가 성수기를 앞두고 연이은 직원들 처우 논란에 신음하고 있다. 앞서 현직 기장의 블라인드 글에 이어 이번에는 정비사와 운항사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는 잇달어 터지는 논란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국토부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현직 진에어 정비사라고 주장하는 A씨가 “진에어 정비 이대로는 위험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 진에어가 성수기를 앞두고 연이은 직원들 처우 논란에 신음하고 있다. [사진=진에어]

 

A씨는 “최근 저희 기장님 사무장님 두 분의 글로 회사가 시끄러워진 가운데 정비도 용기를 내 진에어 정비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진에어 정비사들은 최선을 다해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지만 피로도가 극에 달해 언제 정신줄을 놓고 일할지 모르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지방 및 해외 공항 주6일 근무 ▲겹치는 항공기 동시 지원 ▲당일 출장 후 다음날 바로 출근 등을 내세웠다.

 

A 씨에 따르면 국내 지방 공항 및 해외 공항에 나가 있는 진에어 주재 정비사는 항공기 스케줄을 이유로 대부분 주 6일 근무 중이다. 

 

그는 "항공기에는 수만가지 부품이 있고 결함 발생 시 경우의 수 또한 엄청나게 많다"며 피로 누적으로 결함 조치에 미숙함이 생기면 비행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주재정비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A씨는 ”주재정비사들은 대부분 1인 근무다.  진에어 취항 공항 중 모 공항들은 비행기 시간대가 겹쳐서 들어온다“며 ”혼자 두 비행기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가 이상 없이 들어왔다면 다행이지만 결함 발생 시 대처가 정말 어렵다"며 "나머지 비행기 한 대는 점검이 거의 어렵고 결함이 생긴 비행기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김포공항 주재 정비사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도 꼬집었다.

 

A씨는 "메인 베이스(인천·김포) 근무 정비사들은 지방·해외 주재 정비사들이 휴무일 경우 해당 공항으로 출장을 간다"며 국내 공항의 경우 김포에서 바로 가는 직항 노선이 있을 경우 괜찮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제주를 경유해 해당 공항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스케줄상 바로바로 환승이 가능하지 않아 아침에 출근해 밤 늦게 다시 김포에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장을 마치고 씻고 누우면 자정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다음 날 주간 근무를 배치받을 경우 잠을 거의 잘 수 없다"고 토로했다.

 

블라인드에는 진에어 운항통제실에서 근무 중이라고 소개한 운항관리사 B씨의 글도 올라왔다.

 

그는 “최근 진에어 조종사 관련 제보가 블라인드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피로 누적과 인력 부족의 문제는 조종사만의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B씨에 따르면 운항관리사는 항공법상 조종사·정비사·관제사와 함께 항공종사자로 분류된다. 항공편의 비행계획 수립, 기상 분석, 항공기 추적, 정시율 조정 등항공기 운항 전반을 지상에서 통제하는 핵심적인 직군에 속한다.

 

B씨는 “진에어 운항통제실에서는 현재 21명의 운항관리사가 하루 약 200편의 항공편과 30여 대의 항공기를 감당하고 있다”면서 “이는 유사 규모 항공사보다 최소 1.5배 이상 부족한 인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조적 인력난 속에서 연차 및 대체휴무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야간 근무 후에도 반일 휴무만 주어져 체력 회복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회사 경영방침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회사의 경영방침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행하기 어려운 항공편 정시율에 대한 실적 압박 역시 실무자에게 집중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면장’을 보유한 항공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나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운항관리사들이 처한 현실은 ‘최소 인원으로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 구조’의 결과“라며 ”항공 안전의 최종 방어선이 비용 절감 논리로만 유지되는 현재 시스템은 어느 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진에어의 직원 처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블라인드 앱에 진에어 소속 기장이 '적어도 7, 8월에는 진에어 타지 마세요'라는 게시글을 게재해 비행기 조종사가 부족한 상황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기체 해외 점검의 경우 정비사 혼자 2대의 기체를 정비하는 게 아니다”라며 주재정비사 외에 조업사 1명을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운항관리사 근무도 국토부 규정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저가항공사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저가 항공사의 경우 국제 기준에 맞춰 휴식 시설 등을 보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 등의 대형 항공사들은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비행 등이 골고루 배치돼 비행 시간을 채워도 상대적으로 덜 힘들다”면서 “반면 저가 항공사들의 경우 최대 수익을 내기 위해 동남아시아 등 주로 짧은 비행을 많이 진행해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휴가철 등 성수기에서는 조종사 노조에서도 휴무에 대해 협의를 진행한다”며 “예를 들어 성수기에는 하루 덜 쉬고 비수기에는 하루 더 쉬는 등 조정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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