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공개일정 첫날부터 파격행보..."파격이 새로움 넘어 여의도의 새 표준돼야"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1-06-14 16: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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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동 대신 첫 행보로 대전현충원 참배...천안함 유족 앞에서 눈물
공식행보 첫날 호남행...광주 철거건물 붕괴 피해자 합동분향소 조문
광주 간 이준석 "5·18 이후 첫 세대 대표로서 아픈 역사에 공감"
최고위 첫 주재 "파격이 새로움 넘어 새로운 여의도의 표준돼야"
첫 의총서 “우리당 중심 야권대통합 가시화..빅텐트 제소명"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공식적인 공개행사 첫날인 14일 파격적인 광폭 행보를 하고 스스로도 ‘파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광주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 현장을 찾은 뒤 오후에는 첫 최고위원회를 주재했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을 만나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선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해 서해수호 희생 장병들의 넋을 기렸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일반적으로 정치권 인사들이 당선된 후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순국선열과 전직 대통령들이 안장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것과 차별화된 행보다.


이 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함께 이날 오전 대전현충원에 도착해 현충탑을 참배하고 헌화·묵념했다. 이어 방명록에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 대표는 천안함 46용사와 수색 중 사망한 한주호 준위, 제2연평해전 전사자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과 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차례로 둘러봤다.

천안함 희생 장병의 유족과 만났을 때는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이들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의 말을 듣고 이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14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를 마친 후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 대표는 앞서 6·11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찾은 국방부 앞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의 시위 현장에서도 눈물을 흘렸었다.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을 찾은 뒤에는 곧바로 광주로 내려가 동구청을 찾아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다.

보수 정당의 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부터 호남의 심장부 광주를 찾은 것도 이 대표가 처음이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 ·분향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이 대표는 오후에는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조수진 배현진 김재원 정미경 최고위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이어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30대 첫 제1야당 당수가 된 이 대표는 이미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끌었다. 대중가요의 후렴구를 개사한 수락 연설를 하고 첫 출근길에는 백팩 차림에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나타나는 등 '헌정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잇따라 붙었다.

공식적인 행사 첫날에도 파격 행보를 이어간 이 대표는 가는 곳마다 기존 대표들과 결이 다른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대전현충원 서해수호 희생 장병 묘역을 참배하기에 앞서서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도 천안함 생존 장병이라든지, 이런 분들에 대한 보훈 문제가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았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께 흡족할 만한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의 아픈 기억들, 5·18이나 이런 것에 대한 왜곡 발언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분단 상황에서 천안함 폭침이나 서해교전, 연평도 포격전 등에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도 왜곡·편향 없이 기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주당 전 부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선 “천안함 최원일 함장께서 송영길 대표에게 제명 등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에서 다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 마음 아프게 하는 일 없도록 엄중한 판단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특히 "보수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 문제나 여러 사건·사고의 처리에 관해서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 상당히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고도 말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원내대표, 이준석, 조수진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또 광주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사고 합동 분향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5·18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의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호남의 미래세대와 지역 발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거듭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서는 "전 전 대통령이 재판에 대해 불성실한 협조를 하는 것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서는 "시민들이 안전을 우려해 여러 제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에서 다소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 등의 유착이 있는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는 직접 ‘파격’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다양한 생각이 공존할 수 있는 그릇이 돼야 하고,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언어가 돼야 한다"며 “오늘부터 우리가 행하는 파격은 새로움을 넘어 여의도의 새로운 표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화제를 모은 '따릉이' 출근에 대해서는 "제가 따릉이를 탄 것이 그렇게 큰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공유자전거, 킥보드 등 라스트 마일(최종구간) 운송수단 또는 퍼스널 모빌리티(개인용 이동수단)에 대한 해박한 이해가 없이는 이런 것들을 규제하는 법을 만들고 새 산업을 육성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친숙하지만, 주류정치인들에게 외면받았던 논제들을 적극 선점하고 다루겠다"고 말했다.

▲ 14일 오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이준석 신임 당대표(아래 왼쪽)가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또 첫 의원총회 인사말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40%를 돌파한 결과도 나왔다. 우리 당 중심의 야권대통합이 가시화하고 있다"면서 "우리 당 밖에 있는 훌륭한 주자들, 그리고 당 안에 있는 아직 결심 못한 대선주자들, 정말 풍성한 대선주자군과 문재인 정부에 맞설 빅텐트를 치는 데 제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방향으로 가는 길에 저희가 상당히 많은 부침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골짜기도 있을 것이지만 어느 순간에도 소명의식과 목표만은 잊지 않을 것임을 미리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의원들과 소통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주호영 전 원내대표께서 협상을 주도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국민의당과의 통합도 최우선으로 다뤄야할 과제"라고도 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 11일 “"한국의 보수 야당이 내년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 젊은이를 선택했다"며 ”그의 놀라운 승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환멸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36세 후보가 당선된 데 대해 이처럼 외신들까지도 큰 관심을 보였다. 당선 자체가 큰 파격이었던 이 대표의 잇단 파격 행보가 앞으로 한국 정치를 어떤 방향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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