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게이머와 소송전 가나...대표 사과에도 ‘우마무스메’ 논란 확산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09-19 17: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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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와 7시간 이상 진행된 간담회에도 갈등 봉합 실패
게이머들의 피해 주장에도 "고객 개별 선택"...주가 6%대↓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불거진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게임의 운영 미흡 논란를 잠재우기 위해 게이머들과 만나 장시간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사태가 봉합되기는커녕 오히려 들불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이어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까지 공식 카페에 공지글을 올려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다는 내용으로 재차 사과문을 올렸으나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면서 양측의 소송전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들의 모습. [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사옥에서 오전 10시부터 총 8시간가량 우마무스메 운영진과 국내 게이머 자율협의체가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운영진은 게이머들에게 지적받아온 운영 미흡에 대해 인정하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일부 개선 사항들을 발표했다.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우마무스메 서비스 총괄 책임자로서 여러분과의 신뢰를 깨뜨린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운영진은 급박한 문제 상황 대처를 위해 ‘선조치 후보고’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대표 직속의 우마무스메 태스크포스(TF) 조직 개편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매월 1회 로드맵을 공개하고 챔피언스 미팅과 같은 게임 내 대형 이벤트 업데이트 공지 형태 변경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이 발언 중인 모습. [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특히 게임 내 주요 경쟁 이벤트 ‘타우러스배 챔피언스 미팅’ 업데이트를 국내 이용자들에게 불과 일주일 전에 공지한 점에 대해서도 운영진의 실수를 인정했다. 일본 서버에서는 이 업데이트에 대한 공지가 3주 전에 나왔다. 

 

운영진은 “사이게임즈와 소통이 길어져 공지가 늦었다”며 “명백한 실수”라고 사과했다.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일본 개발사 사이게임즈는 이날 공문을 통해 국내 이용자들에게 입장을 전했다.

사이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 운영진과 카카오게임즈는 협의를 통해 시책이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왔다”며 “다만 감수 체제에 문제가 있었고 카카오게임즈와의 연계에 부족한 부분이 발생해 업데이트 정보 안내 부족, 공지 게재 지연 등으로 이어졌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운영진은 간담회의 주요 쟁점이었던 ‘이벤트 종료 전 서버 점검에 의한 이용자 피해’에 대해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유니짱스 우마무스메 이용자 대표. [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게이머들은 캐릭터(경주마) 육성에 필수로 알려진 '키타산 블랙 SSR' 뽑기 이벤트 종료 시각 약 3시간 전에 카카오게임즈가 서버 점검을 시작했으며, 이 때문에 포인트를 모아둔 이용자들이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운영진은 “아쉽지만 고객 개별의 선택”이라며 “피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 본부장은 “사이게임즈와 논의해 (서버) 점검 시간 변경으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을 위한 구제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운영진은 이용자들의 환불 요구에 대해서도 대답을 회피하며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다. 

 

▲ 17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게임즈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SiMON 우마무스메 이용자 대표가 환불 문제와 관련해 질문하는 모습. [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이날 간담회 말미에 게이머 대표가 “혹시 지금이라도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가 있다면 해주실 생각이 있느냐”라고 묻자, 이 본부장은 “불편함을 느꼈던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환불 문제는) 참석한 담당자들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이에 게이머 대표는 “저를 포함, 모든 피해자를 대변해 이 간담회는 성공적이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며 “이 시간부로 환불‧리콜 소송을 원하는 분들의 이메일을 취합해 가능하면 월요일에 소송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사측에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또 그는 “소송 제기를 하는 동안 (이용자들이) 원하는 보상이나, 이에 준하는 계획이 나올 경우 이용자들 의견을 취합해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자 자율협의체가 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피해를 주장하는 이용자들의 환불 영수증은 총 45억 원가량의 규모가 취합됐다.

간담회 다음날인 지난 18일 조 대표는 이와 관련해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 공지글을 통해 다시 한번 이용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조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이번 간담회 내용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대단히 죄송하다”며 “감담회 중 저희의 표현이 미숙했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 “간담회에서 말씀드린 개선 부분도 이행될 수 있도록 자세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경과‧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18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에 올린 사과문.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 캡처]

 

조 대표가 거듭 사과에 나섰지만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 이용자들 사이에선 “기회는 충분히 줬다”, “사과를 하려면 잘못부터 인정하고 보상책을 마련하라” 등의 불만 섞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보인 카카오게임즈의 대처 능력에 대해 전문가는 성의와 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이번 카카오게임즈의 간담회 결과는 스스로 차린 밥상을 걷어차버린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반의 좋던 분위기는 보상 이슈가 나오자 엎어졌다”며 “지금의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린저씨’ 등 이전 세대 이용자들과는 달리 순수함을 갖고 있어 보상을 통한 실리를 얻고자 함이 아니라 회사 측의 성의를 원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게이머들이 바라는 보상은 액수‧규모의 문제가 아니었는데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이를 지나치게 계산적으로 받아들이고 '유저들의 선택'이라며 책임을 전가해 이용자들이 또 한 번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교수는 간담회 이후 조 대표가 2차 사과문을 올렸음에도 감흥을 주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소송 장기화로 인한 기업 이미지 타격과 올해 국정감사 소환 등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증시에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연중 최저점을 깨면서 6.17% 내린 채 장을 마쳤다. 

 

2020년 9월 상장 직후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배 오른 뒤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역대 최저 주가는 4만 2950원이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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