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 공연서 ‘마지막 콘서트’ 언급 이틀만에 전격 발표
외부서 대체복무 설왕설래에 부담…“방탄답게 약속 지켰다”
이달 입영연기 취소원 내면 이르면 연내 현역 입대할 듯
팀 활동 ‘쉼표’ 불가피…소속사 “2025년 완전체 재개 희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5일 5만 관객을 앞두고 펼친 부산 단독 콘서트에서 “마지막 콘서트”를 언급한지 이틀 만에 그 메시지의 의미가 밝혀졌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17일 팀의 맏형 진을 시작으로 각자 순서에 따라 입대하겠다는 뜻을 전격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는 17일 투자판단 관련 주요경영사항 공시를 통해 “당사 소속 아티스트 방탄소년단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탄소년단 멤버 진(김석진)은 2022년 10월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관련 절차를 따를 예정”이라며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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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Yet To Come in BUSAN)이 열리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빅히트뮤직도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아울러 “당사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그동안 병역 이행 계획을 구체화해 왔다”며 “결정한 사항을 알려드리는 시점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으며, 2030세계박람회 유치 지원을 위한 부산 콘서트가 마무리된 지금이 이를 알려 드리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방탄소년단 역시 다른 K팝 보이그룹과 마찬가지로 완전체 기준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맞게 됐다.
앞서 진은 지난 15일 부산 콘서트에서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날 “우리가 일단 잡혀 있는 콘서트는 이게 마지막”이라며 “‘앞으로 또 언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 감정을 많이 담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92년생으로 만 30세인 진은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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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7일 맏형 진을 필두로 입대를 전격 선언했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진. [방탄소년단 홈페이지 캡처] |
방탄소년단이 ‘만 30세까지 입영 연기’를 자체 철회하면서 진은 입영통지서가 나오는 대로 현역으로 입대할 전망이다. 이에 입영통지서 발부 시점에 따라 이르면 연내에 전투복을 입게 될 가능성도 있다.
입영 연기자가 연기 기간이 끝나기 전에 군대에 가고자 하면 병무청에 ‘입영 연기 취소원’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제출하면 통상 3개월 안에 입영통지서를 받게 된다. 그러나 입영 대기 인원이 거의 없다면 이르면 취소원 제출 후 2달 만에도 입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진은 연내에 논산훈련소 또는 일선 부대 신병교육대에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된다.
현행 병역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체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병역법 시행령에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로 ‘대중문화’는 포함되지 않아 국위 선양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중음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에게 대체 복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이달 7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등 국정감사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두고 의원들 간에 격한 찬반양론이 갈리기도 했다
전 국민이 자신들의 입대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상황을 접하며 멤버들이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입대 이슈와 관련해 ‘때가 되면 알아서 갈 것’이라는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해왔다. 진은 결국 대체복무 관련 찬반양론과 무관하게 자신의 약속대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올해 연말까지 입대 연기가 보장돼 있음에도 약 2개월 앞서 과감하게 이를 먼저 포기해 떠밀려 입대하기보다는 스스로 약속을 지키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다운’ 면모를 보여주게 됐다.
진과 멤버들의 결심은 그간 사회에 한 약속을 지키는 차원인 동시에 그룹의 '롱런'을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젠가 7명이 다시 하나 될 그 날을 고대한다면 피할 수 없는 병역의 의무는 빨리 이행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민은 지난 15일 부산 콘서트에서 “여러분과 만든 추억들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다”며 “앞으로 30년, 40년 더 가야죠”라고 ‘장수그룹’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맏형 진을 시작으로 한 입대를 전격 선언하면서 전 세계 K팝 팬들에게는 언제 다시 완전체로 복귀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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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 |
일단 빅히트뮤직은 2025년이라는 희망 섞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빅히트뮤직은 이날 위버스의 ‘방탄소년단 병역 이행 및 향후 활동 계획 안내’ 공지에서 “당사와 멤버들은 대략 2025년에는 방탄소년단 완전체 활동의 재개를 희망하고 있습니다만, 현 시점에 정확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은 각 멤버의 병역 이행 계획에 맞추어 당분간 개별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진을 비롯한 멤버들이 언제 입대해 복무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기에 완전체 복귀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
물론 군 공백기 기간을 ‘3년+α’ 수준으로 단축한다면 소속사의 청사진대로 2025년에 방탄소년단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군백기에 멤버들의 솔로 음악 활동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게 된다. 올해 6월 유튜브를 통해 개별 활동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던 것은 결국 입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던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올해 7월 멤버 제이홉의 '모어'(MORE)를 분기점으로 삼아 공식 솔로 활동을 개시했다. 조만간 진의 솔로 싱글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RM, 슈가, 뷔, 지민, 정국도 각자 음악 작업을 통해 음악적 결과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선보이는 솔로 프로젝트도 그룹의 명성에 걸맞게 글로벌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팬들에게는 군백기를 잊게 할 묘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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