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美 제련소 명분 제3자배정 유증 추진…경영권 방어 의혹”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1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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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보고 없이 임시이사회서 안건 접해…절차 훼손"
"프로젝트 아닌 본사 지분 투자면 '백기사' 구조…아연 주권·기술유출 우려"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15일 고려아연 경영진이 임시이사회를 열고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풍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 측 이사들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안건에 대해 사전 보고나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고,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제한적으로 해당 사실을 접했다”며 “이사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절차적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 영풍 사옥 전경 [사진=영풍]

 

영풍 측은 이번 안건의 추진 배경과 구조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 측은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엄중한 시기에 회사의 사업적 필요성보다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영풍 측은 미국 정부의 투자 방식이 통상적 구조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영풍 측은 “정상적인 사업 구조라면 투자자는 건설될 미국 제련소(프로젝트 법인)에 지분 투자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보도된 내용대로라면 이번 안건은 고려아연 본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금 조달이 주목적이 아니라 의결권을 확보해 경영권을 방어해 줄 ‘백기사’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영풍 측은 또 “고려아연이 1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과 리스크를 부담하면서도 알짜배기 지분 10%를 미국 투자자들에게 내어주는 기형적 구조”라며 “이사회의 배임 우려는 물론, 개정 상법상 이사의 총주주충실 의무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설계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대규모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당장 지분을 희석시키면서까지 급박하게 자금을 조달할 경영상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투자금의 성격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영풍 측은 “현 경영진은 미국 정부가 합작법인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취득한다고 주장하지만, 미국 정부 기관이 해외 민간 기업에 대해 합작법인을 통한 ‘우회 출자’ 방식을 택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 자금이 순수한 투자인지, 미국 정부를 방패막이 삼아 급조된 자금인지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놨다. 영풍 측은 “울산 온산제련소 생산능력에 상당 수준 육박하는 거대 규모 제련소를 미국에 짓는다면 국내 제련산업 공동화는 물론 핵심 기술 유출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을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는 것은 사실상 국내산 광물의 ‘수출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라는 사익을 위해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며 “금일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업적 실체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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