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국내 자산 100% TDF ETF 첫 출시

박선영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5 08:37:29
퇴직연금 100% 투자 가능…환율 변동 피하고 국내 물가 대응
금융당국 규정 개정 후 첫 ‘국내형 적격 TDF’
글로벌 분산투자 대신 ‘원화 자산 중심 노후 준비’ 선택지

[메가경제=박선영 기자] 해외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분산투자를 해온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에 국내 자산만으로 운용하는 상품이 처음 등장했다. 금융당국의 규정 개정으로 국내 자산 중심 TDF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연금 투자자의 선택지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주식과 채권에 100% 투자하면서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KODEX 코리아TDF2065액티브 적격’ 상장지수펀드(ETF)를 25일 신규 상장한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 홈페이지에도 이날 신규 상장 상품으로 안내돼 있으며 종목코드는 ‘0231Z0’이다.

 

▲ [사진=삼성자산운용 제공]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정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연금 특화 상품이다. 투자자가 직접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하지 않아도 운용사가 미리 정한 자산배분 경로인 ‘글라이드패스’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절한다.

이번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한정했다는 점이다. 기존 TDF가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채권을 활용해 국가와 자산을 분산하는 방식이었다면, KODEX 코리아TDF2065액티브 적격 ETF는 국내 주식과 채권만 편입한다.

상품 출시의 제도적 기반은 올해 마련됐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이 TDF 관련 시행세칙을 개정하면서 국내 자산만으로 구성한 상품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적격 TDF’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상품은 제도 개정 이후 처음 출시되는 국내 자산 100% 적격 TDF ETF다.

적격 TDF로 인정받으면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일반적인 위험자산 투자 한도인 70%를 적용받지 않고 투자금 전액을 담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ETF를 활용해 퇴직연금 자산 전체를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전략으로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자산운용도 해당 상품을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안내하고 있다.

목표 은퇴 시점은 2065년이다. 은퇴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은 현재는 국내 주식 비중을 약 80% 수준으로 가져가 장기적인 자본 성장을 추구한다. 이후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을 단계적으로 늘린다.

2065년에는 안전자산 비중이 64%까지 올라가며 은퇴 이후에는 최대 80%로 확대된다. 투자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익 추구보다 자산 보존에 무게를 두는 구조다.

단순히 주식과 채권 비중만 조절하는 방식도 아니다. 주식 포트폴리오는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핵심(Core) 자산과 시장 주도 업종을 선별하는 위성(Satellite) 자산으로 나눠 운용한다.

핵심 자산은 코스피와 코스피200 등 국내 대표지수를 중심으로 약 50%를 구성한다. 나머지 위성 자산에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전력, 2차전지, 방산, 조선 등 국내 증시의 주요 산업을 담는다.

위성 자산보다 핵심 자산의 성과가 좋을 경우 위성 자산 일부를 핵심 자산으로 옮겨 시장 대비 포트폴리오의 괴리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관리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과 채권 편입 비중을 조정하는 ‘스마트 트렌드 전략’도 활용한다.

채권 역시 경기 상황에 따라 듀레이션을 조절한다. 듀레이션은 금리 변화에 따른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리와 경기 흐름에 맞춰 채권의 금리 민감도를 관리해 비교지수인 ‘FnGuide 코리아 TDF 2065 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추구한다.

국내 자산 100%라는 구조는 기존 TDF와 뚜렷한 차이를 만든다. 해외 자산을 편입하지 않아 원·달러 환율 등의 변동이 펀드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은퇴 이후 국내에서 원화로 생활비를 지출하는 투자자의 경우 자산과 향후 지출 통화를 일치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기업 성장과 국내 물가 움직임에 연동되는 주식·채권을 활용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원화의 실질 구매력 하락에 대응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황희영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글로벌 자산배분 중심이던 기존 TDF 시장에 ‘국내 자산 100%’라는 새로운 맞춤형 선택지를 제공하게 됐다”며 “국내 증시의 주도 업종에 알아서 투자해 주는 이 상품을 통해 국민 노후자산이 국내 자본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대표 연금상품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상품의 등장은 TDF 시장의 경쟁 구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연금 자산배분의 핵심이 해외를 포함한 글로벌 분산에 맞춰져 있었다면 제도 개정 이후에는 국내 자산만으로 적격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 설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향후 다른 운용사들이 국내형 TDF 상품을 추가로 내놓을 경우 연금시장에서 글로벌 분산형과 국내 집중형 간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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